줄리아니 전 시장은 전날 밤 뉴욕 주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첫대선 TV토론을 진행한 NBC방송 앵커 레스터 홀트의 태도를 문제 삼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트럼프라면, 언론인이 부정확하고 무지한 ‘사실 확인자’가 아닌 언론인처럼 행동하겠다는 약속을 받지않는 한 또 다른 토론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홀트의 자세에 불만을 나타낸 트럼프의 앞서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 남은 두 차례의 토론은 10월 9일과 19일에 각각 있다.
‘타운홀 미팅’ 스타일의 2차 토론은 CNN 앵커 앤더슨 쿠퍼와 ABC방송 기자 마사 래대츠가 공동 진행하고, 3차 토론은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월러스가 이끈다. 트럼프가 지난 15일 “쿠퍼가 TV토론에서도 매우 편파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계한 만큼, 줄리아니의 발언은 쿠퍼를 사전 견제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트럼프는 첫 TV토론 직후 기자들에게 “홀트가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표시했으나 곧바로 태도가 돌변했다. 트럼프는 27일 아침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홀트가 클린턴의 국무장관 재직시 개인 이메일 서버 사용이나, 2012년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 테러사건에 대해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고 힐난했다. 나아가 1시간 30분 동안의 토론 후반부에서는 홀트가 자신을 집중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그가 마지막에 내게 매우 불공정한 질문을 던졌으나 내가 불만을 제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홀트가 클린턴과 트럼프의 ‘혈투’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채 지켜보기만 했다면서 그를 존재감이 없는 진행자로 묘사했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홀트는 민주, 공화 양당으로부터 모두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원들은 홀트가 트럼프를 거칠게 몰아붙이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반면, 공화당원들은 그가 중간에 끼어들어 부정확한 발언을 한 것은 진행자로서의 중립을 벗어난 행동이었다고 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