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잠 좀 자자" VS "생존권 투쟁"...노점상들 '새벽 4시30분' 집회

서울 이수역 주변서 새벽집회 열려...100여명 참가

노점상들 "동작구청 노점 철거 임박...생존권 사수"

고음 스피커에 주민들 놀라...주최측과 마찰 잇따라

서울시내 노점상 철거에 반대하는 시위가 새벽에 열려 주민들이 잠을 깨고 집회 주최측과 마찰을 빚는 소동이 벌어졌다.

29일 동작구청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30분부터 전국노점상연합회 소속 100여명이 구청측의 노점상 철거에 반대하는 ‘새벽 시위’를 열었다. 동작구청이 이날 아침에 200여명의 용역을 동원해 이수역과 태평백화점 주변의 노점을 철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울시내 노점상들이 대거 몰려 와 스피커를 틀어 놓고 철거 반대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날 집회는 새벽 4시30분부터 시작돼 2시간 넘게 지속됐다. 특히 이날 새벽 주택가 주변에 엄청난 소음이 발생하면서 상당수 주민들이 집회가 벌어진 이수역 주변으로 몰려와 ‘잠 좀 자자’며 집회 주최측에 거칠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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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역 주변에 사는 한 주민은 “세상에 이 새벽에 주택가가 밀집된 지역에서 엄청난 소음을 동반한 집회를 여는 경우가 어디 있냐”며 “노점상들의 사정도 알겠지만 우리들의 수면권도 보장돼야 하는 거 아니냐”고 토로했다. 집회 주최자측은 “새벽에 집회를 여는 게 주민들에 미안하지만 사정이 급박해 어쩔 수 없다”며 “노점상들의 생계대책에 대한 별다른 고민없이 무조건 철거만을 고집하는 동작구청이 더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새벽 집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합법집회’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다며 사태를 지켜볼 뿐이었다. 시위를 지켜본 한 경찰은 “집회와 관련해 경찰서에 민원도 많이 접수됐지만 집회 자체를 저지할 수는 없다”며 “법적 허용치를 넘어선 소음과 관련한 불법사항은 집회 이후에 처리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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