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층 절반이 노후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준비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으며 팍팍한 살림살이에 고령층 중 60%가 넘는 사람들이 앞으로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 중 “노후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은 53.1%였다. 2005년 65.3%에서 줄었지만 여전히 절반을 넘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과반인 56.3%가 “준비 능력이 없다”고 답했다. 생활이 팍팍해지면서 일을 하고 싶다는 고령층도 늘고 있다. 올해 55∼79세 중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은 61.2%를 기록했다. 2011년 58.5%에서 크게 올랐다.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라는 응답이 58%로 가장 많았고 “일하는 즐거움”이라는 대답도 34.9%를 나타냈다. “무료해서” “건강 유지를 위해” 등도 각각 3.4%, 1.6%를 기록했다.
하지만 노년을 자녀에게 의지하려는 사람은 줄었다. “가족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 고령층은 2014년 현재 34.1%로 약 10년 전인 2006년 67.3%에서 반토막이 났다. 이 중 “장남이 부양해야 한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40.2%에서 14.2%로 낮아졌고 “모든 자녀가 부양해야 한다”는 대답이 29%에서 62.4%로 높았다. 가족이 부양해야 한다는 응답이 줄어든 대신 “가족과 정부·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대답이 14.9%에서 35.7%로 올랐고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답도 13.7%에서 23.8%로 상승했다.
고령자는 여가시간에 주로 TV를 시청했다. 복수응답을 허용한 여가시간에 대한 질문에 “TV·DVD를 시청한다”는 사람이 83.1%(2015년 65세 이상 인구 기준)로 가장 많았다. “그냥 쉰다”는 응답도 51.3%였다.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허락한다면 관광하고 싶다”는 응답이 51.1%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실제 여가 때 관광을 한다는 응답자는 3.7%에 불과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로 65세 이상 인구는 유소년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는 656만9,000명으로 0~14세 인구(690만7,000명)에 조금 못 미쳤다.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비중도 13.2%로 고령사회(14%)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2005년에는 15~64세 생산가능인구 7.7명이 65세 이상 인구 1명을 부양했지만 지난해에는 5.5명으로 줄었다. 그만큼 젊은 세대의 부담은 늘었다.
고령자의 자살 사망률은 상승했다. 고의적 자해에 의한 사망자는 지난해 10만명 당 58.6명으로 2014년에 비해 3.1명 늘었다. 특히 남성이 95.2명으로 여성(32.1명)보다 약 3배나 높았다. 고령층은 장례 방식으로 화장을 선호했다. “묘지에 매장”을 선호한 응답자는 28.6%인 반면 68.5%가 “화장”을 택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