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원전 비리 수사중에도 엉터리 부품 공급한 강심장들

원자력발전 납품 비리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된 후에도 품질서류가 위변조된 부품이 계속 납품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해 “원전 납품비리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이나 그 후에도 엉터리 부품이 계속 납품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원전비리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2014년 이후 품질서류 위변조가 적발된 원전 부품은 총 8건이다.


2014년은 2012년 11월 불거진 원전의 대규모 뇌물비리 사건의 여파로 한수원과 JS전선 등 납품업체 관계자 160여명이 구속·불구속 입건되는 등 사회적 물의를 빚던 시점이다. 2013년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원전 안전을 위해 국산 부품의 시험성적서 29만건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2014년 부품번호가 서류번호와 일치하지 않거나 임의로 작성된 시험성적서를 첨부하는 등 불량부품을 공급한 업체 6곳 모두 국내 업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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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외국 업체들이 납품하는 엉터리 부품이다. 2015년 서류 위조가 확인된 외산 밸브는 발행이력이 없었으며 올해 납품된 베어링은 시험값이 수정돼 최종 단계에서 불합격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 업체의 부품에 대한 시험성적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발행기관이 전 세계 59개국, 3,200곳으로 광대하고 이들 기관이 비협조적이어서 목표시한인 내년 1월까지 끝낼지도 불투명하다.

한수원 측은 이들 부품이 인수단계에서 반품되거나 불합격 판정으로 원전현장에 설치되지 않아 ‘원전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걸로 끝낼 일이 아니다. 가뜩이나 경주 지진 등으로 원전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을 감안해 불량부품 납품과정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 서류 위변조 발각시 왜 고발 조치되지 않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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