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한미약품 "악재공시 지연 의혹, 사실 아니야"

베링거인겔하임 계약파기 지연 공시 이유 설명

"중요 사항이라 신중 처리하다 의도치 않게 늦어진 것"

한미약품이 만 하루 사이에 라이센스아웃(기술수출) 체결과 해지 통보를 공시한 것과 관련해 “의도적인 사안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미약품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연중 손꼽힐만한 호재와 악재가 어떻게 만 하루도 안돼 공개되냐”는 시장의 불신이 여전해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2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공시 이슈와 관련해 심려를 끼쳐 유감”이라고 밝혔다. 공시 절차를 밟는 과정 때문에 공시가 늦어졌을 뿐 특별한 의도가 없다는 것이 한미약품 측의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오후 4시33분 제넨텍과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 성사를 밝힌 지 17시간 만인 30일 오전9시29분에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해 논란을 낳았다. 이 덕분에 한미약품은 주가 방어에 어느 정도 성공한 반면, 한미약품 주식을 개장 직후 매입한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봤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제넨텍으로부터 계약 성사 통지를 받은 것은 29일 오전이며,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개발 중단 통지를 받은 것은 같은 날 오후 7시 6분께다. 관련 사안을 24시간 이내 공시해야 한다는 증권시장 규정을 감안하면 절차상 문제는 없다. 김재식 한미약품 부사장은 “호재성 공시 직후 악재성 사안을 또 공시하면 주식시장에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적법한 절차를 지키고자 했다”며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오후 당직자 등에 맡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측 공시담당자가 30일 오전 8시 30분에 거래소에 도착해 약 8시40분부터 공시를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며 “관련 증빙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고 당초 계약규모와 실체 수취금액의 차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늦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중단을 발표한 한미약품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올무티닙’은 향후 개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 측은 “빠른 시간내에 개발 방향을 확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탓이다. 올무티닙은 지난 5월 식약처로부터 3상 조건부 승인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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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무티닙과 관련한 가장 큰 문제는 제품 안전성이다. 올무티닙은 지난달 30일 식약처 서한을 통해 부작용 사례가 공개됐다. 올무티닙의 투여 후 독성표피괴사용해(TEN) 2건이 보고돼 1명이 사망했으며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또한 1건이 보고됐다. SJS 증상을 보인 환자 또한 사망했으나 폐암 진행에 따른 것으로 SJS가 직접적 원인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부작용에 따른 사망 사례가 첫 보고된 건 지난 4월이며 나머지 부작용 관련 사안은 각각 6월과 9월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약품 출시로 올무티닙의 향후 상품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은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오시머티닙이 지난 7월 3상 중요결과를 발표한 것에 따른 판단 외에도 갖가지 임상데이터 결과 등이 향후 개발 계획시 고려될 것”이라며 “조금 더 긴 호흡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한미약품 측은 지난해 사노피, 일라이릴리 등과 맺은 총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건에 대해서는 “현재는 잘 진행되고 있지만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에 대한 논란도 계속될 전망이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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