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40년전 도난불화 프랑스서 환수

경남 고성 옥천사서 1976년 도난사실 확인

프랑스인 1981년 인사동 고미술상 구입

유상기증 형식으로 반환 합의

1976년 도난당해 40여 년만에 환수된 경남 고성 옥천사의 시왕도 중 2폭인 ‘제2초강대왕도’ /사진제공=대한불교조계종1976년 도난당해 40여 년만에 환수된 경남 고성 옥천사의 시왕도 중 2폭인 ‘제2초강대왕도’ /사진제공=대한불교조계종


40여 년 전 도난당한 불화가 프랑스에서 환수됐다.

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은 경남 고성 옥천사(주지 진성스님)와 함께 보물 제1693호인 옥천사 ‘시왕도(十王圖)’ 중 한 폭인 ‘제2초강대왕도(第二初江大王圖)’를 프랑스에서 환수했다고 최근 밝혔다.


저승세계를 관장하는 10대왕을 그린 시왕도(十王圖)는 고려시대에 들어와 조선시대 크게 유행한 시왕신앙의 영향으로 많이 제작된 불화의 일종이다.

10폭짜리가 기본이지만 옥천사 명부전의 시왕도는 ‘제1진광대왕도’와 ‘제2초강대왕도’ 2폭이 도난된 채 8폭만 남아있었다. 2폭을 잃은 상태지만 완성도와 보존상태가 좋은 이들 시왕도 8점은 2010년 보물 제 1693호로 지정됐다.


도난당한 2폭 중 하나로 이번에 환수된 옥천사 ‘제2초강대왕도’는 한국에 체류한 적 있는 프랑스의 개인 소장자가 1981년에 인사동 고미술상에서 구입해 프랑스로 갖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35년간 프랑스에 있던 이 유물의 존재가 최근 프랑스 국립기메박물관을 통해 문화재청에 알려졌고 이 내용을 전해받은 조계종은 도난여부에 대한 근거서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사찰 기록물을 수집·보관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중앙기록관의 서류를 통해 1976년 11월 12일에 도난당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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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조계종은 문화재청 국제협력과를 통해 프랑스법 및 국내법에 대한 법률자문을 받아 개인소장자와 협의를 진행했다. 도난 문화재임을 확인한 소장자는 불화의 원래 소장처인 옥천사 반환에 동의했고 개인소장자에게 기증사례비를 지급하는 유상기증형태로 환수가 결정됐다. 돌아온 ‘시왕도’는 지난 9월 23일에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져 보존상태 확인 후 안정화 시간을 거쳐 옥천사로 돌아갈 예정이다.

옥천사 ‘시왕도’는 한 폭에 시왕 1위(位)를 묘사한 형식이다. 각 화면에는 용두장식 의자에 좌정한 시왕과 권속을 상단에 배치하고 하단에 채색된 구름문양으로 화면을 구획하여 각 시왕에 해당하는 지옥 장면을 묘사했다. 이번에 환수된 ‘제2초강대왕도’의 초강대왕은 죽은 후 14일에 만나게 되는 왕으로 망자의 죄를 심판하고 초강을 건너는 망자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1976년 도난당해 40여 년만에 환수된 경남 고성 옥천사의 시왕도 중 2폭인 ‘제2초강대왕도’의 세부 모습/사진제공=대한불교조계종1976년 도난당해 40여 년만에 환수된 경남 고성 옥천사의 시왕도 중 2폭인 ‘제2초강대왕도’의 세부 모습/사진제공=대한불교조계종


도난당한 시왕도 외에도 옥천사 소장 불화들은 고난을 겪었다. 1744년 화승 효안(曉岸)의 주도하에 조성된 옥천사의 대웅전과 명부전 불화 중 대웅전의 ‘삼장보살도’는 1988년에, ‘영산회상도’는 1997년에 도난된 상황이다. 명부전 불화인 ‘시왕도’ 중에서 환수된 것 외에 도난된 ‘제1진광대왕도’는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다. 앞서 2014년과 지난 8월에도 옥천사에서 도난당한 나한상 2점씩 총 4점이 환수된 바 있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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