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6년 만의 우승으로 '비운' 꼬리표 뗀 김인경

미국 LPGA 투어 레인우드 클래식 최종

3타 차 뒤집고 16번홀 이글로 결정타

2위 허미정, 3위 이미림까지 한국선수 싹쓸이

‘또순이’ ‘악바리’ 같은 김인경(28·한화)의 수식어는 ‘비운의 아이콘’으로 변해갔다. 2012년 4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때부터다. 당시 그는 최종일 마지막 홀에서 30cm짜리 파 퍼트를 놓치고 다 잡았던 우승컵을 연장전 끝에 유선영에게 넘겨줬다. 이후로는 미국 LPGA 투어에서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김인경이 마침내 오랜 시간 멈춰 섰던 ‘우승시계’의 잠을 깨웠다. 김인경은 2일 중국 베이징의 파인밸리GC(파73·6,596야드)에서 끝난 미국 LPGA 투어 레인우드 클래식 4라운드에서 7타를 줄여 최종합계 24언더파 268타의 성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무려 6년 만에 수확한 LPGA 투어 통산 4승째다. 이전까지 LPGA 투어에서는 2010년 11월 로레나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이 마지막이었고 준우승 세 차례 등에도 우승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지난달 12일 레이디스 유러피언마스터스에서 26개월 만의 유럽 투어 우승(통산 3승)으로 물오른 샷 감각을 과시한 김인경은 3주 만에 빅 리그 우승까지 수확하며 ‘비운’의 꼬리표를 시원하게 떼어냈다. 31만5,000달러(약 3억5,000만원)의 상금도 손에 넣었다.


김인경은 모처럼 끈질긴 김인경식 골프를 보여줬다. 단독 선두 허미정(27·하나금융그룹)에 3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그는 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허미정과 이미림(25·NH투자증권), 세계랭킹 3위 브룩 헨더슨(캐나다), 펑산산(중국) 등이 몰린 선두권은 두터워 보였다. 12번(파5)과 15번홀(파4) 버디를 잡은 김인경은 16번홀(파5)에서 결정타를 날렸다.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그는 6m 가량을 남기고 친 회심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2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마지막 조의 허미정이 1타 차로 추격해와 안심할 수 없었던 18번홀(파5)에서는 2.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궜다. 김인경이 압박감 속에서 ‘짧은 퍼트의 악몽’을 날려버리고 우승에 쐐기를 박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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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정은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 단독 2위(23언더파)로 마감했다. 지난해 대회가 열리지 않아 2년 만에 타이틀 방어에 나선 이미림이 3위(22언더파)에 올라 1~3위를 한국 선수가 휩쓸었다. 헨더슨과 중국이 홈 코스인 리우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펑산산이 공동 4위(21언더파), 그리고 세계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단독 6위(18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김인경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 한국 선수들은 LPGA 투어에서 8승을 합작했다.

한편 이날 일본 도치키현 가라스야마조CC(파71)에서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 일본 여자오픈에서는 신지애(28)가 4라운드 합계 2언더파로 단독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우승자인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공동 4위(1언더파)로 대회를 마감했고 하타오카 나사(일본)가 17세263일의 나이로 일본 여자 메이저대회 사상 최초 아마추어 우승,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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