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외국인 범죄 느는데…경찰 배치 '주먹 구구'

5년간 범죄 42% 늘었지만

외사인력 16% 증가 그쳐

지역별 배치도 원칙없어

224% 폭증 제주 증가 '0'

충북은 되레 3.2% 순감

지난 달 20일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에서 제주한라대학교 유학생회가 제주의 한 성당에서 중국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제주도민을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제주글로벌센터의 다문화가정 여성과 유학생 등이 헌화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지난 달 20일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에서 제주한라대학교 유학생회가 제주의 한 성당에서 중국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제주도민을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제주글로벌센터의 다문화가정 여성과 유학생 등이 헌화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국내인을 상대로 한 외국인 범죄가 빈발하고 있지만, 막상 이를 담당하는 외사 경찰인력의 지역 배치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을 만큼 주먹구구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외국인 범죄 증가율보다 외사경찰 증가율이 두 배 이상 높은 지역이 있지만 범죄가 급증했는데도 인력은 오히려 줄어든 지역이 있는 식이다. 그만큼 외국인 범죄에 대응하는 경찰행정력이 한참 뒤처져 있다는 것이다.


2일 서울경제신문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성중 새누리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동안 전국 외국인 범죄는 42.5%(2만 6,915건→3만 8,355건) 늘어났지만 외사경찰인력은 15.9%(1,079명→1,251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사경찰은 외국인과 외국 단체 등이 저지르는 범죄를 예방하거나 단속하는 일이 주된 업무다. 특히 지역별로 외국인 범죄가 얼마나 늘어났는지와 상관없이 외사경찰이 아무 기준 없이 배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의 경우 2011년 507건을 시작으로 2012년 577건, 2013년 624건, 2014년 816건, 2015년 990건까지 외국인 범죄가 급증하는 추세지만, 2011년 31명이었던 외사경찰은 2013년 30명으로 한 명 줄어든 이후 지난해까지 30명을 유지하고 있다. 5년간 범죄는 95.3% 늘었지만 이를 해결할 인력은 3.2% 순감한 것이다. 그만큼 외사경찰 한 명당 담당해야 할 외국인 범죄가 늘면서 처리속도나 예방 등에 허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인 관광객에 의한 ‘성당 살인사건’으로 외국인 범죄 우려가 커진 제주도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2011년 121건이었던 범죄가 지난해 393건으로 224.8%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외사경찰은 33명으로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 인력 증가율이 ‘0%’인 것이다.

반대로 서울과 부산은 범죄 증가율을 웃도는 인력 배치가 이뤄졌다. 서울은 2011년 9,688건에서 지난해 1만1,257건으로 범죄가 16.2% 늘어난데 따라 외사인력도 278명(2011년)에서 344명(2015년)으로 2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산도 1,007건에서 1,171건으로 범죄가 16.3% 증가했으며 외사경찰은 107명에서 153명으로 43% 급증했다. 부산의 경우 최근 5년간 외국인 범죄 증가율은 서울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이었지만 외사인력 증가율은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경찰청은 외국인 범죄율과 외국 거주민 수, 외국 관광객이 몰리는 행사·시설 등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외사경찰을 각 지역으로 배치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주도처럼 범죄 증가율이 높고 중국인 관광객의 잠적 등으로 사회불안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외사인력이 충원되지 않았다는 것은 필요한 곳에 적재적소 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경찰의 외국인 범죄 전담 인력 배치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용되고 있다”면서 “외국인 관광객과 범죄 급증 지역 중심으로 경찰 외사인력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1~2015년 주요 지역 외국인범죄·외사경찰 증감률

(단위 %)


외국인범죄 외사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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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2.5 15.9

서울 16.2 23.7

부산 16.3 43

인천 54 31.3

광주 131.2 6.7

경북 129 3

충북 95.3 -3.2

제주 224.8 0

*2011년 대비 2015년 증감률

<자료 박성중의원실>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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