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로터리] 여성 공무원 증가의 明과 暗

김승호 소청심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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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우리 사회에는 여성의 진출이 증가해왔으며 정부에도 여성 공무원이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해 이제는 공무원의 절반(2015년 행정부 소속 중앙지방 93만여명 중 41만여명·45%)에 육박하고 있다. 정부가 여성의 공직 진출을 확대하고자 신규 채용자의 30%를 여성이 합격하도록 지난 1996년 여성채용목표제를 시행하다가 여성 합격자 증가로 2003년에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로 전환해 이제는 오히려 남성이 혜택을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징계 처분에 대한 재심사인 소청의 경우 이를 제기하는 여성이 매우 적은 현실을 보면서 여성 공무원 증가가 공직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우선 주목할 수 있는 점은 여성의 공직 진출 증가는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년간 소청심사를 제기하는 여성은 10%를 초과한 적이 없었으며 소청의 원인이 되는 징계의 경우에도 10% 이내다. 공직사회만 그런 것일까. 법무부가 2012년에 발간한 ‘법무부 여성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범죄자 중 여성 비율은 매년 통상 15% 내외인 점을 보면 여성이 생래적으로 범죄나 비위행위를 남성보다 적게 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여성 공무원 증가는 일과 삶의 균형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보며 이에 따라 각종 가정친화적 복지제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 변화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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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공무원 증가에 따른 이러한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내부의 행정 행태나 조직문화는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발생하는 부작용의 대표적인 것이 성희롱 등 성 관련 비위가 아닌가 싶다. 소청심사를 하다 보면 종종 성희롱 비위를 저질러 소청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물론 가해자는 현재까지 100% 남성이다) 가해자들은 보통 40~50대 간부들로서 이들이 입직했던 1990년대에는 여성이 희소해 남성 중심 문화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분들이다. 우리 내부의 행정문화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또 하나의 사례는 ‘하절기 노타이’ 등과 같이 암묵적으로 남성 중심 조직문화에 기반해 각종 지침이 무의식적으로 시행되는 경우가 아닐까 한다.

이 밖에도 여성의 진출 증가가 공직은 물론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은 매우 많을 것이며 향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여성 진출 증가가 공직과 기업 등 사회 전반의 인력지표 및 생산성 등에 미친, 그리고 향후에 미칠 각종 영향을 분석해 긍정적인 면은 이를 더욱 장려하고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억제해나가야 할 것이다.

김승호 소청심사위원장

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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