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인민공화국 중앙인민정부가 이날부터 성립한다.” 지난 1949년 10월1일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서 마오쩌둥은 ‘신중국’의 탄생을 선포한다. 20세기 세계사의 주요 장면 중 하나다. 국공(國共)내전이 채 끝나지 않았지만 이를 기점으로 중국 공산당의 대륙 지배와 통치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 우리의 설날과 같은 춘제, 5월1일부터 시작되는 노동절과 함께 중국의 3대 황금연휴(黃金周) 중 하나인 국경절(궈칭제)의 기원이다.
국경절은 중국 공산당에 의해 만들어진 국경일이다. 이미 그해 9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이날을 신정부 출범일로 정하고 국경일로 결정했다. 그래서 톈안먼광장 행사 등 대대적 이벤트인 개국대전(開國大典) 개최까지 미리 계획했다. 법정 휴가기간은 오랫동안 3일이었으나 2000년부터는 앞뒤의 2주 주말을 조정해 총 7일을 휴가기간으로 했다. 예를 들어 올해 국경절은 1일부터 7일까지며 주말인 8일과 9일은 근무하게 돼 있다.
1주일 이상의 긴 연휴이기 때문에 국경절은 중국의 대표적 대이동 기간이다. 중국 정부의 추정에 따르면 이 기간에 6억~7억명 정도가 이동하며 계절이 계절인 만큼 주로 관광명소를 찾아가는 최대 관광시즌이 된다. 이미 1일부터 3일간 철도 운송객이 사상 최고 수준인 매일 1,100만명을 넘어설 정도이며 주요 관광지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여기다 중국인관광객(遊客·유커)도 600만명이나 출국해 한국·태국·일본 등을 찾고 있다.
대규모 할인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국경절 특수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유커가 찾는 최고 선호지가 한국이고 이 기간에만 25만명의 유커가 한국에 올 것이라고 하니 반갑기도 하고 기대도 크다. 그러나 중국 국경절과 마찬가지인 정권수립일(9·9절)에 5차 핵실험을 한 북한이 국경절 직후인 노동당 창건일(10일)에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탄생했지만 21세기에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는 이웃 두 공산 정권의 경축일이 참으로 대조적이다.
/온종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