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5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 3년의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노조의 거센 반대 속에 어렵사리 취임했지만 그의 앞에는 지주사 전환은 물론 수년째 동결된 임금과 복지로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조직 분위기 수습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지난 2005년 통합 거래소 출범 이후 역대 최연소 이사장으로서 나이 많은 임원들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도 관심거리다.
정 신임 이사장은 이날 취임 일성으로 “거래소 구조 개편이 핵심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주사 전환 관련 법령이 정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이후 조직 개편 등 지주회사 전환이 마무리되면 최대한 신속히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거래소는 지주사 전환 작업에 적극 나섰지만 본사 소재지와 상장 차익 환수 및 활용 문제로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더구나 국회가 여소야대인 국면에서 친박 실세로 통하는 그가 핵심 현안으로 추진할 지주사 전환 작업이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연소 이사장으로서 연배가 높은 임원들과 어떤 화학적 융합을 이끌어낼지도 관심사다. 과거 거래소가 신임 이사장이 오면 기존 임원들이 일괄사표를 내고 재신임을 받았던 점을 고려해 보면 임원 인사에 대한 관심도 크다. 현재 이은태 유가증권시장 부이사장, 김재준 코스닥시장본부 부이사장을 비롯한 거래소 수뇌부들은 대부분 정 신임 이사장보다 나이가 많다.
하지만 정 신임 이사장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시절에도 자신보다 연배가 위인 1급 및 국장급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며 금융정책을 수행한 경험이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 신임 이사장은 취임식에서 향후 조직 운영방향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조직 내부의 자율성을 더욱 확대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의사결정 권한을 대폭 하위로 위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