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통공사가 지하철 탈선사고를 모의훈련 상황으로 조작하고 국토교통부와 인천시에 허위로 보고해 파문이 일고 있다.
6일 인천교통공사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지난 8월 7일 오후 9시 30분경 인천지하철 2호선 운연역 차량기지 선로에서 전동차가 탈선한 장면이 담겨있다. 기관사가 수동운전으로 2량으로 연결된 전동차를 주행하다 후미 차량의 바퀴가 강한 불꽃을 내며 탈선한 것. 당시 전동차는 종점인 운연역에 승객들을 모두 내리고 차량기지에 들어가던 중이라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다.
사고는 선로전환기 조작을 두고 기관사와 관제실 간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인천교통공사는 당시 공식 브리핑에서 “미리 계획한 모의훈련으로, 탈선 사고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들이 다음 날 인천시청 기자실을 찾아 “실제 상황 대비 역량을 키우기 위해 예고 없이 불시에 훈련을 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훈련 대상 자동차를 일정 간격으로 틀어놓아 탈선한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라며 “현장 투입 인력에 미리 얘기하지 않아 실제 상황으로 오인한 직원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거짓이었다. 사고 당시 전동차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복구차량을 급파하고, 다음 날 새벽까지 복구작업을 진행하는 등 모의훈련이라고 보기엔 간단치 않은 사고였다.
인천교통공사는 탈선사고가 아니라 모의 훈련이었다는 내용으로 훈련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국토교통부와 인천시에도 허위보고를 하며 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개통 초기 각종 장애로 사고가 잇따른 상황에서 탈선사고까지 알려지면 시민 불안이 증폭할 것 같아 훈련으로 가장했다”고 해명했지만, 공공기관으로서 조작극을 벌여 정부 기관과 언론을 속인 것에 대한 도덕적인 책임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관계자는 “언론과 시장을 속인 것도 문제지만 이번 일은 시민을 속인 것이기에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관련자에 대한 최고 수위의 징계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