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30조원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3·4분기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황 개선과 생활가전의 활약으로 7조8,000억원의 깜짝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판매 재개 후 순항하고 있는 갤럭시노트7의 실적이 더해질 경우 4·4분기 영업이익은 8조원 중반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3·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9조원, 영업이익 7조8,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5.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5% 늘었다. 올해 2·4분기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8%, 4.1%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은 증권가 예상치인 7조4,393억원을 넘어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다. 갤럭시노트7의 리콜로 1조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돼 IT·모바일(IM) 사업부의 영업익이 1분기 만에 3조원대로 내려앉았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황이 회복하면서 잘 짜여진 사업 포트폴리오가 힘을 발휘한 덕분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반도체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D램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9월 3년래 최고 수준인 8%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호재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스마트폰용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급증과 LCD 패널 가격이 개선됐다. 2·4분기 1조300억원의 이익을 낸 소비자가전(CE) 부문의 경우 에어컨이 비수기에 들어갔지만 퀀텀닷 S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꾸준한 매출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고비로 평가된 3·4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더 양호한 수준으로 나오면서 올해 연 30조원 영업이익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2013년 이후 2년 연속 20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호실적에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89% 오른 170만6,000원에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종전의 기록은 8월23일의 168만7,000원이다. /강도원·서지혜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