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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 "원청에 먼저 납품가 인하 제안…상생·신뢰 밑거름"

■ CEO&Story

6일 송공석 와토즈코리아 대표./이호재기자.6일 송공석 와토즈코리아 대표./이호재기자.


IMF 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8년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는 부품을 납품하고 있던 대림요업(현 대림비앤코)의 고(故) 이학갑 대표를 찾아갔다. IMF 위기 당시 50% 이상 올랐던 원·부자재 가격이 다시 떨어져 원위치가 됐으니 납품 가격을 낮춰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이 대표는 30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봤는데 자발적으로 찾아와서 물건값을 깎겠다고 한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며 놀라워했어요. 이 대표가 가격을 낮춰도 괜찮겠냐고 해서 우리가 많이 벌 때 깎아드려야 우리가 어려울 때 부탁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대답하니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죠.”

원청 업체에 먼저 납품가격을 낮추겠다고 제안하는 역발상 경영은 대림비앤코와 18년 동안 장기 거래 관계를 유지하는 토대가 됐다. 그 이후로도 대림은 큰집, 와토스코리아는 작은집으로 부르며 자연스러운 상생관계가 이어졌다.


대림비앤코의 대표가 바뀌고 나서 갑작스러운 납품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나서도 송 대표는 의연하게 대처했다. “대림의 대표가 바뀌고 갑작스럽게 납품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아서 놀라기는 했죠. 하지만 대림에 18년 동안 우리 제품을 써줘서 고맙다며 우리는 계속 이 자리에 있을 테니 언제든지 필요하면 기꺼이 찾아오시라고 했어요. 아직까지 찾아오지는 않았지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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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송 대표는 원청업체에 휘둘리는 기업이 되지 않기 위해 혼자서도 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투자를 할 경우 돈을 잃어도 회사 경영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자금이 생겼을 때 집행했고 부품 생산에서는 층상배관시스템 등 직접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송 대표는 역발상 경영은 하청업체와의 거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IMF 위기 당시 하청업체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결제였다. 물건을 공급하고도 매출 채권을 현금화하지 못해 20%의 손해를 보면서도 불법 현금 할인(일명 ‘깡’)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송 대표는 “내가 하청업체에 현금으로 결제해주면 얼마나 부품 가격을 깎아줄 수 있느냐고 묻자 10% 정도 해주겠다고 해서 나는 그럼 3%를 하청업체에 더 주고 7%만 깎아달라고 했다”며 “그렇게 그들과 신뢰관계를 맺어가니 평생 사업 파트너로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모두에서 조금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신뢰관계를 생각하는 송 대표의 통 큰 경영을 통해 와토스코리아는 매년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송 대표는 “회사를 오래 운영하다 보니 작은 이익만 좇다가는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모두와 장기적인 신뢰관계를 쌓으면서도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히든챔피언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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