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회사의 존재가치 되새겨라

KAIST 경영대 교수

'미션'은 사업 난관때 중심 잡아주는 역할

직원들과 공유하고 가능성 함께해야 성장

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


“사업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때가 언제였나요?”

“시작하기 직전이죠.”

맞다. 이때는 ‘사업이 너무 잘되면 어떻게 하지’ 하는 괜한 걱정까지 하는 때다. 하지만 사업이 시작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하루에도 서너 번씩 천당과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어떤 날은 왔다 갔다 할 겨를도 없다. 예상대로라면 창업한 지 3개월 만에 제품을 내놓고 다시 3개월이 지나면 흑자가 돼야 한다. 하지만 1년이 지나서야 겨우 제품이 나왔고 매출은 생각처럼 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게 있다. 지출이다. 현금 흐름도 걱정이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을 같은 생각으로 묶어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문득문득 ‘내가 잘 시작한 것일까’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지’ ‘왜 다들 내 마음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업이 잘되든 그렇지 않든 대부분의 창업자가 겪게 되는 마음 상태다. 잘되는 회사도 그 과정에는 삼라만상(森羅萬象)이 들어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우리 회사는 왜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답해보자. 이는 사업 아이디어와 조금 다르다. 사업 아이디어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해주지만 그것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를 ‘미션(mission)’ 혹은 ‘사명(使命)’이라고 부른다. 왜 사업을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답변이다. 가령 구글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들의 미션은 ‘세상의 모든 정보에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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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창업 과정에서 정말 어려운 일들에 부딪히잖아요. 그것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자신이 하는 일의 중요성과 자신이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죠.”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말이다. 자신의 사업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지 생각해보고 믿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미션은 창업자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 외에 함께 일하는 창업팀·임직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스타트업은 일반적으로 자원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임직원들에게 충분한 처우를 해주기 어렵다. 그럼에도 여기서 함께 하는 것은 창업자가 하고자 하는 미션에 공감하고 가능성을 함께 하는 것이다. 미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처우를 메워주는 것이다. 설령 회사가 충분한 처우를 제공할 수 있다 해도 미션은 중요하다. 임직원들과의 관계가 미션으로 연결된 게 아니라 처우로만 연결된다면 단순한 근로계약 관계가 될 수 있다. 이는 더 좋은 처우를 제안하는 회사가 생겼을 때 쉽게 직원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원들도 단지 돈만 보고 일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모두가 미션을 공유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멀리 함께 가려면 왜 가야 하는지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 가치에 공감해야 한다. 그래야 함께 멀리 갈 수 있다. /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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