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유세장에서 자신과 똑같은 모습으로 꾸민 아기를 발견하고는 무대로 데려와 끌어안고 뽀뽀하며 어쩔 줄 몰라했다. 불과 두달 전 아기가 울자 유세장에서 아기를 쫓아냈던 트럼프와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이 쏟아진 미 대선 2차 TV토론 다음 날인 11일(한국시간), 트럼프의 펜실베니아 윌크스 베리 유세 현장에는 여전히 많은 인파가 모였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모인 인원은 1만 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같은 날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오하이오주 유세 현장에 주최측 추산 2만 명 가까이 모인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트럼프는 유세 도중 지지자가 데려온 한 아기를 발견하고는 무대로 데려왔다. 번쩍 들어안고 볼에 입을 맞춘 뒤 아기에게 “부모한테 갈래, 트럼프랑 있을래?”라고 물었다. 아기는 “트럼프!”라고 대답했다. 지지자들은 환호를 보냈고 이 장면은 생중계 카메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트럼프는 이날 유세장에서 자신에게 편향된 언론들 때문에 자신이 공격받고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수많은 카메라들이 자기 얼굴에만 고정하고 자신 뒤 수많은 인파들은 보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클린턴 후보에게 미디어만 없었으면 “개 사냥꾼(DOG CATCHER)에도 당선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꼬았다.
2차 TV토론 이후 지지율 조사 결과는 힐러리 후보가 트럼프를 여전히 11%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트럼프 후보와의 격차는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취 파문 이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결국 트럼프의 최후 수단은 ‘아기를 안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었던 걸까. 치열한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미 대선이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