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2일 역사재생, 역사명소, 역사보전 등 3대 전략으로 중심으로 한 ‘정동, 그리고 대한제국 13’을 발표했다.
정동 일대 역사·문화를 점검해 재생하고 보행길을 명소화해 장소가 가진 가치를 여러 세대와 공유하기 위한 계획이다.
덕수궁과 정동은 대한제국 13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간직된 공간이다. 개항 후 덕수궁 뒤로 각국 공사관이 들어서면서 외교타운이 됐고, 서양 선교사에 의해 교회·병원·근대식 교육기관이 세워지기도 했다. 영국과 러시아 공사관, 정동제일교회, 성공회성당, 배재학당, 이화학당 등이 바로 대한제국 시기 정동에 터를 잡은 것들이다.
이처럼 다양한 역사 자원이 있음에도 현재는 정동이라 하면 ‘덕수궁 돌담길’ 정도만 기억되는 아쉬움을 덜고자 대중 관심 밖의 대한제국 역사를 다시금 부활시키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우선은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와 옛 국세청 별관부지를 새 거점공간으로 삼아, 이 곳과 기존 정동의 다양한 역사 문화 자원을 연결하는 5개 코스, 2.6㎞의 역사탐방로(대한제국의 길)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길은 대한제국 시대 외교타운을 이뤘던 구 러시아공사관, 영국대사관, 정동교회, 성공회 성당, 환구단 등 정동 일대 역사 문화명소 20여 개를 아우른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한제국의 길’ 바닥 돌을 대한제국 국장(國章)을 활용해 만드는 등 연 400만 명이 찾는 미국 보스턴 ‘프리덤 트레일(자유의 길)’ 같은 대표 역사탐방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5층에는 ‘광무전망대’를 설치, 덕수궁과 정동 일대를 한눈에 조망 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대한제국 시기에 있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 판매점인 ‘손탁호텔’ 풍 카페도 만들어진다.
영친왕의 생모인 순헌황귀비의 사당으로도 사용됐던 옛 국세청 별관부지는 오는 2018년 6월 ‘세종대로 역사문화 특화공간’으로 바뀐다. 지상에는 역사문화광장이 조성되고, 지하에는 서울 도시건축박물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 보행로를 통해서는 시청역, 시민청과 바로 연결된다.
박원순 시장은 “대한제국의 역사는 ‘대한’이라는 국호, ‘국민’이라는 지위, ‘국민주권국가’를 태동시킨 개혁의 역사”라며 “정동길 활성화로 대한제국의 역사를 재조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