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조선업 구조조정’ 맥킨지 보고서로 시끄러운 이유

조선산업 구조조정이 자꾸 꼬여가는 모양새다. 컨설팅을 맡은 맥킨지의 최종 보고서 제출이 지연되는 가운데 이해관계가 얽힌 업체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당장 대우조선해양은 12일 “보고서 초안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이번 컨설팅은 전혀 터무니없는 가정하에 진행됐고 조선사의 향후 전략과 자구노력이 반영되지 않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사항이 많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조선산업 재편의 밑그림으로 삼겠다고 공언해온 맥킨지 보고서가 제출돼도 신뢰성 문제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맥킨지는 그동안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 등 조선 빅3 최고경영자(CEO)에게 개별 회사의 진단 내용을 전달하고 의견을 조율해왔으나 업체 간 입장차로 현재까지 최종 보고서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지난달 철강과 석유화학 업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조선산업에 대해서는 발표를 이달로 미룬 이유다. 하지만 산업 구조조정 중 가장 시급한 업종이 조선산업임을 감안하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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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보고서 초안에는 대우조선이 2020년까지 3조3,000억원의 자금부족이 발생해 자력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2사 체제’ 전환을 주문했다가 해당 내용은 제외됐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다른 내용으로 당초 맥킨지가 생산설비 감축을 전제로 ‘3사 체제 유지’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어떤 내용이 맞는지, 만약 수정됐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조선산업은 지금 최악의 수주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은 올해 7조원 규모의 수주를 예상해 회생계획을 짰는데 3조원 수주에 그칠 것으로 우려된다. 추가 자금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컨설팅 보고서가 심각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기대할 게 못 된다. 이리저리 업계와 정부의 의견이 반영된 컨설팅 보고서로 경쟁력 강화와는 동떨어진 대책이 나올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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