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이 원전 안전점검에 나섰다.
12일 방송된 KBS2 ‘추적60분’에서는 ‘지진 한 달, 긴급 원전 안전점검’ 편이 전파를 탔다.
9월 12일 오후 8시 32분. 기상청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5.8의 지진이 강타했다. 지진 안전지대라고 믿었던 한반도에 예고 없이 찾아온 강진 이후 한 달, 지금까지 470여회의 여진이 계속 되면서 사람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지진의 기습에, 무엇보다 가장 두려운 존재는 원자력 발전소.
“한수원에서는 늘 여기는 지진이 없다고 했어요. 저렇게 (원전이) 딱딱 붙어서 집중 돼 있는 게 그게 우리는 더 불안한 거예요”
-월성 원전 인근 경주 나아리 마을 주민
지진과 원전, 이 두 가지 공포와 싸우고 있는 월성 원전 인근의 마을 사람들은 기댈 곳이 없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비상용 방사능 보호 장구가 구비되어 있는 곳은 집근처가 아닌 마을회관. 심지어 방사능 피폭 시, 주민들이 의무적으로 복용해야하는 요오드는 5km 떨어진 면사무소에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조만간 더 큰 지진이 온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취재진은 전문가와 함께 이번 경주 지진의 원인으로 알려진 양산단층의 중심부를 찾아가 보았다. 경주를 가로지르는 이 양산단층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이 단층이 과거 지진을 일으킨 적이 있거나, 향후 움직일 수 있는 활성단층이기 때문이다.
“단층이 활동을 하게 되면 놓여있던 원래 암반의 사이가 깨지는 거거든요. 지질 활동에 의해서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파쇄가 더 많이 일어나겠죠. 힘을 많이 받았다는 거죠 . 이것은 옛날에도 힘든 지진활동을 겪었다는 걸 가리키는 거죠”
- 부경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김영석 교수
전문가들이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양산단층 인근에는 무려 14기의 원전이 돌아가고 있는 상황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원전 밀집지역이다. 원전은 왜 양산단층을 고려하지 않고 건설됐을까. 지난 9월 29일, 국정감사에서는 활성단층과 관련된 중요한 보고서의 존재가 공개되었다. 2012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발표한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 지도제작’ 보고서가 그것. 작성된 지 5년이 지난 현재, 한수원이 이를 알고도 모른 척했다는 의혹과 정황들이 발견되고 있다.
12일 지진 발생 이후 채 한 시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은 지진에 의한 원전영향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같은 날 밤 11시 56분, 월성원전 4기가 순차적으로 운전을 중단했다. 지진 발생 시점에서 204분의 시간이 지나서야 수동 정지된 원전. 그 사이에 한수원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고, 그들이 뒤늦게 원전을 정지시킨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소위 원자력 대국에서 규제자하고 사업자가 같은 데서 묶여서 서로 엉거주춤하게 서로 부담을 갖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서울대학교 원자핵 공학과 서균렬 교수
정부조직이 개편되면서 부처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 규제기관으로서 원전의 안전을 최전선에서 감시해야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일까.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