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년차 앨리슨 리(21)가 ‘부모님의 나라’에서 데뷔 첫 승의 희망을 키웠다.
앨리슨 리는 13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6,364야드)에서 시작된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우승상금 30만달러)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3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버디 8개를 몰아치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았다.
명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 재학 중인 앨리슨 리는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재미동포다. 이화현이라는 한국이름이 있고 한국어 구사도 능숙한 앨리슨 리는 지난해 미국-유럽 대항전인 솔하임컵에서 골프계 전반에 이름을 알렸다. 경기 중 컨시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볼을 집어들었는데 이는 유럽팀의 꼼수에 대한 골프계 전반의 비난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퀄리파잉(Q)스쿨을 1위로 통과해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첫해를 상금 23위로 무난하게 마쳤지만 올해는 상금 51위, 세계랭킹 44위에 머물 정도로 부진했다. 톱10 진입은 4차례뿐이고 7차례 컷 탈락했다. 그러나 외할아버지와 어머니의 현장 응원을 받은 이번 대회에선 부쩍 힘을 냈다. 경기 후 앨리슨 리는 “한국에서의 경기는 아주 특별한 느낌”이라며 “지난 2월 어깨를 다쳤고 나은 뒤에는 멘탈에 문제가 생겼다”고 돌아봤다. 최근 3차례 톱10에 들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앨리슨 리는 “지난해 한 번씩 겪어본 대회라 올해는 마음이 편하다. 이번 대회도 코스 적응은 어렵지 않았다”며 “샷과 퍼트 감각이 다 좋았던 하루였다. 4.5m 이내 퍼트를 한 번도 놓치지 않은 게 선두로 나선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같은 조로 경기해 구름 갤러리를 끌어모은 전인지(22·하이트진로)와 박성현(23·넵스),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나란히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자 전인지는 버디와 보기 4개씩을 맞바꿔 이븐파 공동 30위에 그쳤고 ‘국내 1인자’ 박성현도 버디 4개에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3오버파 공동 63위까지 처졌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 등 각종 타이틀 경쟁을 벌이는 세계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도 1오버파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한국선수 중에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 조정민과 최근 베이징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우승한 김인경이 4언더파 공동 2위로 가장 좋은 출발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