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건강이상설을 다시 한 번 부각하며 정국 반전에 힘쓰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이날 뉴햄프셔 주 포츠머스 유세에서 “클린턴 후보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며 “운동선수들이 시합 전에 약물 검사를 하듯이 우리도 TV 토론 전에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번 토론에서 클린턴 후보는 처음에는 흥분하더니 마지막에는 ‘아, 나 누울 곳 좀 알아봐 줘’라고 말하는 듯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후보의 이 같은 주장은 성추문 폭로가 이어지며 궁지에 몰린 상황을 ‘건강이상설’로 역전시키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지난 14일 WP와 AP통신이 트럼프 후보에 의해 성추행을 당한 여성 두 명을 추가 보도하면서 그에게 성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은 총 8명으로 늘었다. WP에 따르면 크리스틴 앤더슨(46) 사진작가는 1990년대 초 뉴욕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트럼프 후보가 손을 자신의 미니스커트로 밀어 넣더니 허벅지 안쪽을 만지고 속옷까지 파고들었다고 주장했다. AP통신도 트럼프 후보가 진행했던 TV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에 출연했던 서머 저보스(41)가 강제로 그에게 키스를 당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가 이 같은 보도를 언론의 중상모략쯤으로 치부하고 여성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4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 유세에서 비행기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제시카 리즈(74)에 대해 “끔찍한 여자”라며 “그녀는 나의 선택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샬럿 유세에서는 “나는 미국 역사 상 가장 추악한 중상모략의 희생자”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