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계좌유지수수료 도입...고객 인식전환 계기될까

한국씨티銀 첫 도입 추진

본격 서비스 경쟁 나설 듯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계좌유지수수료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은행 수수료 전반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업계 일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행 서비스 수수료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일부 계좌에 대해 계좌유지수수료를 징수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좌유지수수료란 은행이 거래가 없거나 잔액이 일정 금액 이하인 계좌에 대해 부과하는 금액이다. 미국과 캐나다·영국 등 몇몇 국가에서는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통상 일정한 잔액 이하의 계좌에 대해 월 5~1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은행별 상품 및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서라면 계좌유지수수료를 도입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은행들은 수수료 수입이 자산 규모에 비례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 이는 은행별 상품과 서비스의 차별화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각 은행의 전략에 맞게 수수료 정책을 달리 가져가는 것이 은행 수익은 물론 고객들의 편익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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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한 소매금융담당 임원은 “은행 수수료 중 가장 민감한 계좌유지수수료 도입을 계기로 ‘은행 서비스는 무료여야 한다’는 인식이 달라졌으며 한다”며 “이를 통해 은행들도 본격적으로 서비스 경쟁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 당국도 계좌유지수수료 도입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계좌유지수수료가 대포통장으로 주로 쓰이는 휴면계좌 감소를 유도한다는 사회적 이득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말 국내 은행 계좌 2억2,970만개 중 1년 이상 활동이 없는 휴면계좌는 7,730만개(33.6%)에 달하며 잔액이 아예 없이 1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계좌도 2,700만개 정도다.

다만 계좌유지수수료를 자산별로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고객별·채널별로 섬세하게 차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디지털 비대면 창구를 통한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실물 없는 모바일 통장의 경우는 유지수수료를 낮추거나 면제하는 식이다. 또한 용돈 등 소액 통장이 필요한 고객들에 대해 수수료 차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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