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법인세 인상, 경제 마이너스 효과 크다"

■한은·금융학회 심포지엄

법인세율 2%P 올리면 단기세수 1.3%↑·기업투자 2%↓

장기적으론 세수 0.5% 증가 그치고 투자는 3.5%나 급감

폴리시믹스 통한 경기부양에 오히려 찬물 끼얹을 수 있어



정치권에서 법인세 인상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법인세율을 2%포인트 올리면 단기적으로 전체 세수는 1.3% 증가하지만 투자가 2.0% 감소해 사실상 경제에는 마이너스(-)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이 같은 법인세 인상의 마이너스 효과는 장기로 갈수록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한국금융학회가 17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대내외 경제환경 변화와 거시금융정책’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정책심포지엄에서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인세 인상은 경제 전체에 걸쳐 부(-)의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며 “단기적인 세수 증가도 미미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세수는 오히려 줄어들게 되고 막대한 자본유출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가 불완전 금융 시장의 특징을 갖는 2개 부문 소규모 개방경제 모형을 설정해 법인세율 인하 효과를 동태 분석한 결과 법인세율이 2%포인트 인상될 경우 세수가 단기적(1년)으로 1.3%, 장기적(20년)으로는 연평균 0.5% 각각 증가한다. 2015년 세수(382조원)를 감안하면 늘어나는 세수는 각각 5조원, 1조9,000억원이다.


세수는 늘지만 기업의 투자는 줄어든다. 법인세율이 2%포인트 오르면 단기적으로 전체 투자는 2.0%, 장기적으로는 연평균 3.5% 각각 감소한다. 2015년 국민계정기준 민간의 총고정자본형성이 384조7,000억원(원계열 명목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7조7,000억원, 장기적으로 13조5,000억원가량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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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법인세 인상이 세수를 늘릴 수는 있지만 국민 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는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켜 경제성장은 오히려 저해하는 셈이다. 특히 장기로 갈 경우 이 같은 부정적 효과가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또 법인세율 인상이 대기업에만 적용될 경우가 전체 기업에 적용되는 경우에 비해 부작용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에 법인세율 2%포인트 인상을 적용할 경우 생산 해외 이전 등에 따라 전체 세수는 장기적으로 연평균 0.2% 되레 감소한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2%포인트 법인세율 인상이 경제 전체 후생(welfare)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대기업 부문만 인상할 경우 전체 후생은 0.1% 감소하지만 내수기업 부문만 인상할 경우에는 후생이 0.1%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처럼 법인세율 인상이 거시 경제적으로 보면 세수는 줄이고 막대한 자본유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완화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의 ‘폴리시믹스’를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법인세 인상이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법인세 인상은 지금 펼치고 있는 재정지출 증가 정책이나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확장적 통화정책과 서로 맞지 않는 정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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