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항암제 ‘시스플라틴’ 부작용 청력손상 해법 찾아내

정연훈 아주대 교수팀, 국제학술지 표지논문 실려

정연훈(왼쪽) 아주대병원 교수와 김연주 연구강사.정연훈(왼쪽) 아주대병원 교수와 김연주 연구강사.





국내 연구진이 위암·간암·유방암·두경부암·뇌종양 등 고형암 환자에게 널리 쓰이는 항암제 ‘시스플라틴’의 부작용인 청력손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20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정연훈 이비인후과 교수와 김연주 연구강사는 감초 뿌리에서 추출한 카베녹솔론 성분을 시스플라틴과 함께 생쥐 실험군에 투여하면 청력이 정상 수준으로 보존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 교수팀이 시스플라틴만 주사한 생쥐 실험군은 청력이 중도난청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시스플라틴과 카베녹솔론을 복강에 함께 투여한 생쥐는 정상 수준의 청력을 유지했다.


칼슘이온 등이 서로 다른 세포 간 연결통로(코넥신 단백질)를 통해 이동하는 것을 시스플라틴은 억제하지만 카베녹솔론은 원활하게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칼륨 이온은 청각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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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이번 논문은 카베녹솔론이 시스플라틴과 코넥신 간 결합을 억제, 난청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시스플라틴으로 치료 중인 암환자들 중에는 청력이 정상인 사람들은 듣는 25~40데시빌의 소리를 못 듣는 중도난청자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카베녹솔론이 향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생쥐실험에서 보여준 약효와 함께 안전성을 검증받으면 암환자들도 정상 수준의 청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베녹솔론은 당초 위궤양약으로 개발됐지만 전해질 불균형(저칼륨혈증) 등을 초래하는 부작용 때문에 현재 판매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 교수는 “카베녹솔론을 복용하거나 전신 주사하지 않고 고막 안쪽에 주사해 달팽이관에서만 흡수되게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위궤양약과 달리 투여기간도 짧은 편이어서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팀의 연구결과가 담긴 논문 ‘시스플라틴에 의한 난청 부작용에서 코넥신43 단백의 역할’은 생화학·분자생물학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 7.093)인 ‘활성산소학회지(ARS·Antioxidants & Redox Signaling)’ 10월호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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