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린 2016년 추계지질과학연합학술대회 ‘지진특별심포지엄 및 특별세션’에서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난 25일 저녁 7시 57분에 발생한 규모 2.4의 지진이 경주지진을 유발한 단층의 연장방향에서 벗어난 지역에서 발생했다”며 “경주지진 때문에 추가로 응력(지각에 쌓인 힘)이 쌓인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들 지역에 대한 추가 지진 발생을 배제할 수 없으니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25일 저녁 발생한 규모 2.4의 지진은 경주지진 본진이 발생한 단층 방향으로부터 90도를 이루는 방향에 위치했으며 거리도 20㎞ 떨어져 있다. 그 동안 전진과 본진, 그리고 대부분의 여진이 경주시 남서쪽, 남남서쪽 8~11㎞ 부근에서 발생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규모 2.4의 이 지진은 응력 방향이 울산으로 뻗어있는 울산단층 부근으로 향해 있었다. 달리 말하면, 이 지진을 단순히 경주지진 이후 발생한 여진이 아닌 다른 활성단층이 움직여 발생한 새 지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말이다.
홍 교수는 “9·12 강진으로 경주 지역의 지층에 쌓여있던 응력은 풀렸지만, 대신 주변 다른 지역에 응력이 쌓였다”며 “응력이 쌓이게 되면 지진학적으로 2.5bar(약 2.4기압)의 힘이 가해져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고, 이 지역에 활성단층이 있다면 새로운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치 물이 꽉 찬 컵에 물방울 하나가 떨어졌을 때 빚어지는 현상과 유사하다. 떨어지는 물방울 크기에 따라 꽉 찬 물컵(응력이 쌓여 있는 곳)의 물이 많이 흘러 넘칠 수도 있고, 적게 흘러넘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경주 지진이 발생한 단층대의 면적은 26㎢에 불과한 만큼 또다른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체계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가 말하는 ‘체계적 조사’는 지표 하부에 대한 연구다. 지진 발생 가능성이 점쳐지는 타깃(목표) 지역을 잘게 쪼개서 30㎞마다 지진계를 50개 이상 설치하는 등 정밀하게 조사해 ‘미소 지진’까지 잡아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평창=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