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이슈&워치] 사실상 국가 비상사태..리더십 공백 최소화위해 여야 힘 모아야.

지금은 국가적 위기사태...

새로운 리더십 만들지 못하면 국정 표류





국가 리더십이 무너지고 있다. 대통령의 오랜 말동무가 국정 연설문은 물론 민감한 외교·안보정보가 담긴 문건들을 미리 받아보고 자문까지 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경악을 넘어 할 말마저 잃었다.

이 일로 대통령은 국정 리더십을 완전히 상실했다. 박근혜 정부의 모든 정책결정 과정이 과연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이뤄졌는지, 아니면 비선실세의 국정농간에 따라 결정됐는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어떤 영화에 나오는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라는 대사처럼 대통령이 국가 시스템보다 비선 시스템에 의존하다 보니 국민과 공무원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마음도 떠났다. 한 국책연구원 교수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주변 사람 누구를 만나봐도 공무원들이) 요즘 꼼짝도 안 한다고 하더라. 이미 (공무원의) 마음이 떠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관련기사 2·3·4·5·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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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다 보니 벌여놓은 주요 국정현안은 표류하고 있다. “최악의 국가 비상사태”라는 세간의 평가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위기는 늘 있었지만 대통령 리더십 자체가 붕괴된 것은 지난 1980년대 이후 처음이다. 단군 이래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꼽히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도 정권교체와 맞물려 혼란스러웠지만 리더십은 건재해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기대마저 허물어졌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금은 대통령의 리더십 공백과 국가적 위기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이냐에 여야·정치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탄핵·하야 주장에 대해 남 지사는 “국가적 리더십을 더 공백 상태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정 리더십은 이미 상실했다. 문제는 새로운 리더십을 어떻게 만드느냐”며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지 못하면 국정은 표류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획기적으로 인적 쇄신에 나서거나 “수사를 받을 일이 있으면 받겠다”고 선언하는 것도 부족한 상황이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나라의 체면이 엉망이 됐다”며 “근본적으로 나라 구석구석 문제가 되고 있는 병리를 찾아 치유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홍길·나윤석·임세원기자 what@sedaily.com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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