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은 3·4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987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6,197억원) 대비 84.1% 감소한 것이지만 상반기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농협중앙회에 내는 명칭사용료를 포함하면 올해 3·4분기까지 거둔 당기순이익은 3,118억원이다. 명칭사용료는 농협법에 따라 농협의 자회사가 농업인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에 분기마다 납부하는 분담금으로 일종의 브랜드 사용료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3·4분기 누적 1조원 넘는 순이익을 내며 저금리 속에서도 호실적을 올렸지만 농협금융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에 발목이 묶여 고전하는 모습이다. 다만 농협금융은 상반기 충당금 쇼크로 연간 실적도 적자전환 우려가 있었으나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이 지난 10월 기준으로 흑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농협금융은 연간 2,000억~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은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금융은 3·4분기까지 1조4,597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101.54%(추정치)로 전년 말 대비 16.08%포인트 상승했다.
이자이익은 5조1,26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629억원 늘었다. 반면 판매관리비는 2조6,9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916억원 줄었다. 수수료 이익 역시 누적 5,93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76억원 감소했다.
충당금 여파를 가장 강하게 받는 농협은행은 3·4분기에만 2,672억원의 순이익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1,308억원)보다 2배 넘는 이익을 냈지만 충당금 폭탄을 피하지 못했다. 충당금 여파로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순손실(-618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은행은 3·4분기까지 1조4,11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 그룹 전체 충당금의 96.7%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은 3·4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1,990억원,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도 각각 1,155억원과 2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농협금융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 대우조선해양의 충당금을 이미 반영하는 등 하반기에는 예상되는 충당금 악재는 없어 연간 기준으로는 2,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