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무언설태]안종범 전 수석이 남부구치소로 간 까닭은

▲‘왕수석’이었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수많은 권력자들이 거쳐 가 ‘범털 집합소’로 불리는 서울구치소 대신 남부구치소로 이송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네요. 범털이란 돈이나 권력을 지닌 수감자를 뜻하는 은어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정권 실세와 대기업 오너들이 서울구치소를 거쳐 간 데서 생겨난 말입니다. 마침 서울구치소에는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가 수감돼 있어 공범혐의를 받고 있는 안 전 수석을 남부구치소로 이송했답니다. 혹시 권력 서열에 맞춘 분산 이송은 아니겠죠?

▲김현웅 법무장관은 3일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 절차와 관련, “법률과 규정의 정확한 절차에 어긋나는 점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인데 핵심은 본인 인사까지 몰랐던 황교안 전 총리가 두 장관 후보자에 대한 제청을 했을 리 만무하다는 것이지요. 이 의원은 “헌법 파괴적 인사” 라고 지적 하고 있지만 그보다 현 정국 상황이 사실상 국정 마비의 비상상황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방한 중인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이 최순실 파문에 대해 유머를 섞어 한마디 하셨네요. 서울대 특강에서 “정치인이 되려는 사람의 머리에 칩을 심어 국민을 속이거나 죄를 지으면 50년 동안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까지 정치를 못 하도록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멀리 폴란드에서 온 바웬사까지 거드는 걸 보니 최순실 사태가 글로벌 뉴스가 된 게 분명한 듯 하군요. 대한민국 전체가 웃음거리가 된 것 같아 착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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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당초 예상대로 11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다음 달 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화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월가에서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선거결과에 따라 연내 금리 인상이 물 건너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는데요. 이렇게 보면 미국이나 한국이나 경제현안이 정치판에 휘둘리기는 ‘오십 보 백 보’인듯 싶네요.

▲8월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율이 4년 만에 가장 높은 2.8%를 기록했습니다. 1.1%를 기록한 정규직의 2.5배 수준이군요. 임금도 정규직은 3.7% 오른 반면 비정규직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8%에 그쳤고 국민연금 가입률은 1년 전보다 오히려 줄어들기까지 했네요. 노동구조 이중성을 개선하겠다고 한 정부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습니다. 하긴 요즘 어디 이런 게 눈에나 들어오기나 할까요.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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