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걱정하는 것처럼 소상공인들의 과열경쟁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목 좋은 곳이면 치킨집·커피숍이 넘쳐난다. 한 집 걸러 같은 업종끼리 영업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지고,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빚만 떠안은 채 폐업을 하는 게 비일비재하다. 과도한 경쟁으로 상권 자체가 공멸하기도 한다. 창업 후 1년 내 폐업률이 35%에 이르고 2년차에 55%, 3년차에는 85% 이상이 폐업을 한다고 한다. 살아남는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라는 얘기다.
특히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폐업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소상공인은 8만9,000명으로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직·은퇴자 등이 준비도 없이 식당이나 소매업에 너도나도 뛰어든 탓이다. 소상공인의 잦은 폐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최대 30조원에 달할 정도다. 이런 악순환을 끊어보려는 정부의 고충은 이해할 만하다. 그렇더라도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난 정책은 곤란하다.
과밀지역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놓고 여기에 들어오면 페널티를 주겠다는 것은 반시장적인 발상이다. 일부에서 규제 남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과당경쟁이 우려되는 지역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예비 창업자에게 제공하는 것까지가 정부의 역할이다.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이 이뤄지도록 놓아두는 게 맞다. 정부가 치킨집 창업까지 간섭하면 부작용만 양산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