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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혼숨' 이수빈② "공연은 한편의 인생, 마약같다 하잖아요"

이수빈은 최근 출연한 영화 ‘방황하는 칼날’, ‘혼숨’에서 계속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했다. 본래 성격인 밝은 에너지를 감추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울 만도 하지만 그녀는 ‘밝은데 슬픈 느낌이 나는 이미지’라고 자신의 스타일을 설명했다.

하고 싶은 장르도 많다. 영화를 하다보면 뮤지컬이 하고싶고, 뮤지컬을 하다보면 연극이 하고싶고, 연극을 하다보면 또 드라마가 하고 싶은 21살 배우의 꿈은 무궁무진하다. 여러 장르의 장점들만 쏙쏙 챙겨 기억하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에 대한 확신 덕분이다.




영화 ‘혼숨’에 출연한 배우 이수빈. / 사진=지수진 기자영화 ‘혼숨’에 출연한 배우 이수빈. / 사진=지수진 기자


Q. 최근 영화에서 연속해 어두운 캐릭터를 맡았다.



사이사이에 텀이 있어서 그래도 괜찮았어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가 밝은데 슬픈 느낌이 든대요. 밝으니까 오히려 어두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동정이 가는 느낌이 드나봐요. 어둡게 보였다고 해도 좋은 경험이었고 ‘방황하는 칼날’이나 ‘혼숨’이 서로 다른 장르, 다른 느낌이었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Q. ‘밝은데 슬픈 느낌’은 뮤지컬 ‘영웅’을 보며 느낀 이미지와도 같다.



‘영웅’은 좋은 시기에 잘 만났고, 너무 감사하게도 잘 어울렸다고 말씀해주셔서 저도 즐거웠어요. 정말 긴 시간을 무대에 섰고, 노래 하나하나도 횟수를 셀 수 없이 많이 불렀죠. 이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훗날 ‘좋은 밑거름이 됐습니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영웅’ 다음으로 출연한 대작 뮤지컬이 ‘데스노트’였다. 김준수, 홍광호 등 뮤지컬계 톱스타들과 함께했는데.



김준수 오빠는 밝은 면과 진지한 면을 함께 가진 사람이에요. 오묘한 에너지가 있죠. 극중 만나는 장면은 거의 없어서 작품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시간이 좀 짧았어요. 사적으로 대화하며 어울리다보니 의리도 있고 사람들과 선을 긋지도 않는다는걸 알았죠. 같이 공연하는 멤버들의 결혼식에 와서 축가를 불러주기도 했고, 제게도 많이 관심을 써줬어요.

극중 오빠로 등장하는 홍광호 배우는 역할을 넘어 정말 잘 챙겨주셨어요. 지나가다가도 항상 먹을 것도 챙겨주고, 스무살이 됐다며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마음먹었을 때 옆에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죠. 다른 분들도 ‘정말 오빠동생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데스노트’ 현장에서 가장 친하게 지냈던 기억이 나요.

영화 ‘혼숨’에 출연한 배우 이수빈. / 사진=지수진 기자영화 ‘혼숨’에 출연한 배우 이수빈. / 사진=지수진 기자


Q. 뮤지컬에서 주로 활동했는데 미래에 대한 부담은 없나.




뮤지컬이 활성화되기 시작한지는 얼마 안됐지만, 그래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잖아요. 내 이름을 보고 극장에 오시는 분들도 감사하죠. 그러나 작품의 일원이 되어 좋은 퀄리티의 공연을 보여드리고, 관객에 에너지를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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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마약 같다고 하잖아요. 처음과 끝이 있는, 마이크를 차고 막이 오르는 시점부터 관객의 박수를 받는 시점까지 마치 일생을 살아가는 느낌이에요. NG없이 달리다 끝나면 관객들은 한편의 인생에 박수를 쳐주는 거죠. 피드백이 확실히 있다는건 참 매력적이에요.

Q. 앞으로 특별히 집중하고 싶은 장르는.



모두와 인연이 되면 좋겠어요. 영화, 뮤지컬, 드라마, 연극 모두 느낌이 다르거든요. 이거 하면 저쪽이 부족한 느낌이죠. 뮤지컬을 하면 더 말하고 싶어 연극을 찾게 되고, 연극을 하면 디테일한 연기를 하는 영화를 하고 싶고, 영화를 하다보면 머리를 잘 써서 계산해야 하는 드라마를 하고싶죠. 모든 장르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어느 하나만 꼽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배우는 행복한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Q. 학교 친구들보다 먼저 활동한다는데 거리감이 있지는 않나.



전혀요. 제가 유명한 배우라 바빠서 학교를 못나가고 소통을 못한다면 그럴수도 있겠는데 그런 상황은 아니잖아요. 동기들과 선후배가 같이 작품을 만들어가며 함께 배우고 즐기면서 그들이 저보다 나은 점을 발견해요. 저는 단지 조금 먼저 활동을 시작했고 상업작품을 해봤다는 것에 차이가 있을 뿐, 배울점도 많고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도와가며 지내고 있어요. 거리감은 하나도 없죠.

영화 ‘혼숨’에 출연한 배우 이수빈. / 사진=지수진 기자영화 ‘혼숨’에 출연한 배우 이수빈. / 사진=지수진 기자


Q. 4년 전에 ‘배우를 직업으로 삼을 생각이냐’고 물었다. 그때는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그 당시에 모르겠다고 답한 이유는 ‘앞으로 내 삶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배우 말고 다른 분야에 관심있고, 그것이 내 인생에서 연기보다 더 행복할 수 있다면 과감하게 진로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슬럼프에 빠질 때도 ‘이게 맞나, 이 직업을 좋아하나’ 자신에게 물어보는데 항상 결론은 ‘좋다. 해내고 싶다. 정말 잘해보고 싶다’였어요. 그때는 열린 마음으로 답을 드렸었고, 현재는 ‘정말 좋으니까 앞으로도 계속 잘해보고 싶다’고 대답할게요.

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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