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모두의 예상을 깬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 덕분에 ‘대박’을 터뜨린 이들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는 1년 넘게 이어진 미 대선 레이스에서 꿋꿋하게 트럼프 편에 서온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컨 아이컨엔터프라이즈 회장이 트럼프 당선 이후 요동친 금융시장에서 거액을 벌어들였다며 그의 남다른 예측력을 주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컨은 이날 새벽2시30분 무렵부터 시작된 트럼프의 당선축하 파티장에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진 뒤 뉴욕증권거래소(NYSE) 개장 전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를 선물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전날 밤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에서 확정으로 넘어가자 대부분의 투자자는 주가가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낙폭 하한선인 5%까지 떨어졌고 다우지수 선물도 80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하지만 아이컨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글로벌 시장 급락을 “이유 없는 패닉”이라고 판단하고 주가 상승에 베팅해 이후 증시 반등에 따른 수익을 톡톡히 누렸다. 그는 블룸버그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싶었지만 10억달러밖에 넣을 수 없었다”며 “그럼에도 (증시가 올라서) 기쁘다”고 말했다.
투자에서 자신이 지지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아이컨은 다만 트럼프 정부의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내가 워싱턴에 어울리는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내 평생 누군가를 위해 일해본 적이 없다”며 거절 의사를 명확히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계의 거물들이 대부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동안 ‘나 홀로’ 트럼프 지지 의사를 밝혔던 페이팔 공동창업자 겸 페이스북 이사인 피터 틸도 이번 대선 결과로 덕을 볼 인물로 거론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틸이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용될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며 그가 차기 대법관 후보군 20명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그는 앞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찬조연설을 하고 125만달러(약 14억3,600억원)의 후원금을 내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우는 실리콘밸리의 비난을 받아왔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차기 정권의 요직에 앉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스탠퍼드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앞서 자신의 저서 ‘제로 투 원’에서 한때 대법원 서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