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秋, ‘질서있는 퇴진’ 요구할 듯. 하야 수용시 안전보장책 제시 전망도

朴-秋 오늘 오후3시 여야 영수회담. ...

내년 봄 조기대선, 당선인 취임 동시에 朴 퇴임하면

내용은 하야지만 임기단축 및 정권이임 그림 가능

秋, 임기 중 및 퇴임 후 사법적 안전보장 제시 가능성

검찰 수사 앞둔 朴에게도 받을 만한 카드지만

현재까지 靑 공식입장은 “국정 수습에 최선”이어서

朴-秋 의견 평행선 달려 회담 결렬될 수도

차기 총리 인선과 개헌 문제도 걸림돌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독 회담이 15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14일 의원총회를 열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이제까지 국회 추천 총리에게로의 전권 이양과 박 대통령의 2선 후퇴가 당의 입장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서 드러난 민심을 반영해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셈이다. 이에 따라 추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프로그램에 의한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박 대통령은 추 대표가 제안한 회담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추 대표는 “정국 해법 마련을 위해 담판 형식의 긴급회담을 하자”며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안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믈론 14일 민주당 까지 박 대통령 하야를 당론으로 확정하고 전날에는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까지 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한 것을 감안하면 ‘2선 후퇴’와 같은 임기보장형 솔루션은 이미 의미를 상실했다. 현 국면은 그야말로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밝히느냐, 아니면 탄핵에 직면하느냐의 갈림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에게 퇴로를 열어줘 자진사퇴를 유도하고자 하는 게 추 대표의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국정혼란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도 탄핵보다는 질서 있는 퇴진이 낫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렇지만 하야 선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일종의 ‘프로그램’을 청와대에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여러 차례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추 대표가 우선 내년 봄께 조기 대선을 하는 정치일정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울러 국회에서 거국내각총리를 추천하면 박 대통령이 이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동시에 즉시 국정 일체에서 손을 떼야 한다. 또한 거국내각총리는 박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이끄는 한편 차기 대선을 관리한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내용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정치일정에 따라 차기 대선의 당선인은 선거일로부터 1~2개월 뒤 정식 취임하고 박 대통령은 그와 동시에 물러나면 된다. 내용은 하야 또는 퇴진이지만 형식은 임기 단축 및 정권 이임으로 포장할 수 있다는 것도 박 대통령에게는 좋은 방식이다. 아울러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예우를 받으며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있는 것도 박 대통령에게는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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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추 대표가 일종의 안전보장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프로그램에 따른 하야를 수용할 경우 재임 중 수사 시 예우, 퇴임 후 불구속 등을 약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이는 검찰이 결정할 일이지만 정치권이 합의한다면 검찰도 이를 따를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현재 박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자신 및 주변에 대한 처벌 수위와 퇴임 후 안전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검찰 조사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국정동력을 회복하겠다는 생각까지 할 겨를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추 대표가 안전과 명예를 보장하는 퇴진 프로그램을 제시할 경우 박 대통령이 이를 전격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박 대통령이 이 프로그램을 수용하게 되면 이후 여야 대표를 만나 조속히 거국내각총리를 정해달라고 요청한 뒤 대국민담화를 통해 정치 일정과 퇴진 의사를 밝히는 절차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정국은 급속히 안정될 수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하야를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고 보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청와대가 그간 여러 차례 밝힌 바와 같이 박 대통령은 책임총리를 두되 그 위에 자신이 존재하는 권력 분점을 원하고 있었다. 만약 이 같은 생각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추 대표와의 대화는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하야나 2선 후퇴 등 권력 포기를 선언할 경우 사법적 위험에 처한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차기 총리와 개헌 문제도 이번 회담을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추 대표가 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등을 차기 총리로 추천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지만 누가 다음 총리로 적합하느냐는 추 대표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아울러 정치일정을 제시하는 것 또한 개헌을 변수로 넣느냐 넣지 않느냐에 따라 솔루션이 크게 달라진다.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할 경우에는 의회를 해산하고 대선과 총선을 같이 치러야 하기에 정치일정을 짜기가 더욱 어렵다.

이 때문에 추 대표가 본격적인 하야 요구 투쟁 또는 탄핵 드라이브의 명분을 얻기 위해 이번 회담을 제안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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