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고용 한파에 취업준비생이 지난 10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특히 경기 불황에 학원비마저 아끼는 사람이 늘어나며 ‘나홀로 취준생’도 역대 가장 많았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취업준비생은 65만3,000명으로 지난해 10월(63만7,000명)보다 1만6,000명(2.5%) 증가했다. 10월 기준으로 2003년 통계가 작성된 후 가장 많았다. 연도별 10월 취준생을 보면 2003년에는 34만명에 불과했지만 2006년 50만명을 돌파(52만9,000명)하더니 2010년 61만5,000명으로 60만명대도 넘어섰다. 이후 55만명대 내외에서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이다 지난해 63만명대로 껑충 뛰었다.
통학을 하지 않고 집이나 독서실에서 홀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43만명으로 1년 사이 4만9,000명 늘었다.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종전 최고치는 3월의 42만5,000명이었다. 반면 고시학원·직업훈련기관 등에 통학하는 취준생은 22만3,000명으로 지난해(25만6,000명)보다 3만3,000명 줄었다.
취준생이 급증하는 것은 고용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청탁금지법 등으로 경기가 안 좋은 가운데 사상 초유의 정치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기업들도 채용의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10월 실업률은 3.4%로 10월 기준으로 2005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청년(15~29세) 실업률 역시 8.5%로 같은 달 기준 1999년(8.6%) 이후 17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고 제조업 취업자 수는 11만5,000명 줄어 감소폭이 7년여 만에 가장 컸다.
통계청이 취준생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30대에서 특히 많이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층의 대학졸업 연령이 갈수록 올라가고 공무원 시험준비나 입사준비에 걸리는 시간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