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상아탑 박차고 뛰쳐나온 지성들 “민주주의 바로 세우자”

서울지역 대학생 300명, 15일 도심서 동시다발적 집회

강남·신촌·대학로 등서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 후 행진 통해 여론 결집

“내가 낸 세금을 개판으로 썼다는 게 화가 납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해 1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창천공원 앞에 모인 수십 명의 서울 지역 대학생들이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문구가 적힌 손 피켓을 연신 흔들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서울대와 성균관대, 고려대 등 서울지역 15대 대학생 30여명으로 구성된 ‘숨은주권찾기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집회를 갖고, 시민 참여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지역별로 그룹을 나눠 4개 코스로 나눠 7시 45분부터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0명(경찰 추산의 대학생과 시민이 참여했다. 서울대·중앙대·숭실대는 강남역에서,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는 신촌에서, 한국외국어대·서울시립대·경희대는 한국외대 정문에서, 성신여대·국민대·성균관대는 대학로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거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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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4·19 혁명과 1987년 6월 민중항쟁 당시와 지금의 시대 상황이 비슷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이 현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 이인영씨는 “현 시국에 책임지지 않는 대통령을 보며 더 적극적으로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공화국이라고 하지만 정말 민주공화국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파주에서 올라온 대학생 김명수씨도 “힘든 생활을 하며 많진 않지만 일을 하고 세금을 낸다”며 “정부가 그렇게 낸 세금을 저런 식으로 쓰는 것을 보고 화가 많이 났다”고 집회에 참가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행사는 참석자들이 가면을 쓰고 행진을 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숨은주권찾기 TF는 익명성으로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다양한 의견을 함께 나누기 위해 가면을 쓰는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도심의 한 장소에서 집회를 열고 청와대로 진출하는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 시내 곳곳에서 집회와 행진을 가져 보자는 한 서울대 학생의 제안이 계기가 됐다. 자신을 의경 출신이라고 밝힌 그는 지난달 학내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1987년 6월 민중항쟁 당시 서울 시내를 거닐던 시위대는 밝은 햇살 아래 움직였다”며 “시위대가 강남과 신촌 그리고 여의도를 향한다면 더욱 많은 사람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려 대학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이날 집회 이후에도 오는 19일에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2000년대 이후 사상 최대 인원 기록을 다시 깰지 주목된다. 집회가 17일 수능 시험 직후 열리는 탓에 시험을 본 고등학생들이 대거 합류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번 수능 응시생은 45만9,342명이다. /권대경·박우인·이두형기자 kwon@sedaily.com

권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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