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성장통 앓는 유한양행

R&D 투자확대에 3분기 영업익 28%↓

연구소장 갑작스러운 사의 하기도





유한양행이 이정희 대표의 취임 이후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하다가 성장통을 앓고 있다. 제약업계 최초로 3년 연속 매출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지만 R&D 투자 급증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와 신약개발 계획 차질 등으로 내실이 다소 흔들리고 있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 3·4분기 매출액이 3,59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다.


더구나 야심 차게 추진 중인 R&D 역량 강화 작업마저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남수연 전무가 얼마 전 사직서를 제출하며 R&D 부문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남 전무의 사직서 제출은 지난달 고혈압 복합제 ‘YH22189’의 임상을 중단하고 신규 물질인 ‘YHP1604’로 임상을 재개하며 개발 일정이 차질을 빚은 데다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YH14618’의 임상 2상 중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남 전무의 사직서가 수리된 것은 아직 아니며 후임 연구소장 선임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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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악재가 계속되자 경영진은 주가 부양에 애쓰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1일 유한양행 주식 300주, 이달 1일과 2일에도 각각 500주와 200주를 사들였다. 주식 보유량은 3,200주로 한달여 만에 1,000주 늘었고 주식 매입으로 쓴 돈만 2억5,000만원에 이른다. 박종현 경영관리본부장과 최재혁 해외사업본부장이 이달 초 각각 100주와 119주를 장내 매수했다. 서상훈 전무이사도 지난 14일 350주를 매수했다. 이처럼 주요 임원들이 주식 매수를 통해 기업 미래가치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려 하고 있지만 주가는 지난 9월 고점(29만6,000원) 대비 10만원 가까이 내려앉았다.

유한양행이 결국 R&D에 대한 집중을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업계 고위관계자는 “한미약품 또한 R&D에 대한 투자를 늘리다 2010년 영업손실을 냈을 만큼 신약개발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며 “유한양행 대표 임기가 최대 6년인 전문경영인 체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사회가 R&D 투자에 대해 얼마나 인내심을 갖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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