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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프리즘] 하지원에 '길라임' 질문? 방향이 틀렸다

17일(목) 영화 ‘목숨 건 연애’ 제작보고회는 비상시국을 감안하더라도 기자들의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영화에 대한 관심은 물론 최근 ‘길라임 논란’으로 뜻하지 않게 주목받게 된 하지원의 한 마디를 듣기 위해 기자들은 저마다 누가 먼저 질문을 던지기 위해 질의응답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17일 오전 압구정 CGV에서 영화 ‘목숨 건 연애’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 사진=지수진 기자/17일 오전 압구정 CGV에서 영화 ‘목숨 건 연애’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 사진=지수진 기자


이런 분위기를 직감했을까 사회자 김태진은 자신이 먼저 “길라임이 다시 주목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며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에 영화에 대한 질문만 하도록 먼저 선을 그었다.

하지원은 “본의 아니게 길라임 때문에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본의 아니게 이렇게 됐다.(웃음) 나도 그날 저녁을 먹으면서 ‘뉴스룸’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길라임’이라는 이름이 언급된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이 ‘길라임’이라는 캐릭터를 너무 사랑해주시고 나 자신도 좋아하고 사랑하는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처럼 이제부터는 ‘목숨건 연애’의 한제인이라는 캐릭터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차 싶었다. 누구나 묻고 싶은 논란거리임에는 분명하지만, 질문의 방향이 잘못됐다. 자칫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아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하지원 입장에서 이 대답은 분명 최선이었다. 무려 6년 전 출연한 드라마의 캐릭터가 이렇게 회자될 줄 그녀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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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하지원은 연예계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보통의 강심장으로는 한발 더 나가는 답변을 내기는 어려웠음에 분명하다. 그는 “(블랙리스트가)있는지 사실 몰랐다. 언론을 통해 알게됐다”며 “배우 하지원을 떠나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의 한사람이다. 국가에 좋은 일이 있으면 좋아하고 슬픈 일이 있으면 같이 슬퍼하는 국민의 한사람이다. 지금은 국민과 마찬가지로 큰 슬픔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압구정 CGV에서 영화 ’목숨 건 연애‘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 사진=지수진 기자/17일 오전 압구정 CGV에서 영화 ’목숨 건 연애‘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 사진=지수진 기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르고, 자신과 상관없는 국정농단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당황스러워할 수도 있지만 그녀의 대답은 침착했다. 정치적 발언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들만큼은 아닐지라도 자신의 소신을 명확하게 전달했다.

정치권의 이슈는 종종 유명 연예인들의 이름을 차용해 몸집을 불리는 경우가 많았다. 보통 대통령의 인사라인을 지칭하는 용어로 많이 쓰였다. 그러나 이렇듯 6년 전 드라마의 캐릭터가 때아닌 이슈를 만들어내는건 국민들에게도 하지원에게도 보통 황당한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원에게 두 가지 질문을 했던 김태진은 우스갯소리로 “오늘 나도 이러려고 ‘목숨건 연애’제작보고회 사회를 맡은건지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분명 우스갯소리임이 분명한데 등골이 서늘해지는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만 그랬을까. 질문의 방향이 어긋나도 한참이나 어긋났던 것은 분명했다.

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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