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구속)이 ‘VIP(대통령) 지시사항’을 적은 수첩을 확보한 데에 이어 그의 부하직원이 대통령 지시사항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별도로 정리한 ‘체크리스트’를 확보했다고 경향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안 전 수석의 부하직원 A씨로부터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담겨 있는 ‘체크리스트’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이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박 대통령이 최순실·차은택(47·구속)씨와 관련해 지시한 내용이 상세히 적혀 있었고, ‘체크리스트’에는 A씨가 요점만 뽑아 이행 여부를 점검·정리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안 전 수석 수첩에 대해서 박 대통령의 녹취록이나 다름없는 증거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체크리스트를 보면 최순실·차은택씨 관련 박 대통령의 지시 내용이 세세하게 점검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체크리스트’에는 최씨의 측근인 차씨 측이 KT·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광고를 싹쓸이하기 위해 설립한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에 대한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차씨의 요구사항이 최씨를 통해 박 대통령과 안 전 수석 순으로 하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안 전 수석이 기업인들을 만나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맡길 것을 부탁한 정황도 포착됐다. ‘체크리스트’에는 또 최씨가 개입한 각종 인사 관련 민원도 적혀 있었다.
검찰은 휴대전화 통화내역 조회와 주변인들의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60·구속)와 안 전 수석이 직접 통화하거나 만나지는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씨와 안 전 수석을 기소하기 전 박 대통령이 최씨와 안 전 수석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 것을 확인하기 위해 대통령 대면조사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