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野 대선주자 모인 자리에 손학규 빠진 까닭은...

"개인일정으로 불참" 해명 불구

"정당 지지기반 없어 부담" 지적

'개헌 아니면 수습 어렵다' 판단도

[‘손학규 빠진’ 野 비상시국 정치회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야권 대권 주자들의 ‘비상시국 정치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부겸 민주당 의원,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천정배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연합뉴스[‘손학규 빠진’ 野 비상시국 정치회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야권 대권 주자들의 ‘비상시국 정치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부겸 민주당 의원,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천정배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연합뉴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제4차 촛불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제4차 촛불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들이 모인 모임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불참한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야권 차기 대선주자가 모인 비상시국 정치회의가 열렸다. 모임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 김부겸 민주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천정배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야권 차기 대선주자들이 모두 모인 자리였다. 특히 야권 공조를 강화하는 취지에서 심상정 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도 초청됐다. 심 대표 초청은 문 전 대표 측이, 천 전 대표 초청은 안 전 대표 측이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야권의 대선후보로 거론돼온 손 전 대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손 전 대표 측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일찌감치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해명했지만 일부에서는 손 전 대표가 정치복귀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을 탈당해 특정 정당의 지지기반이 사라진 상황이어서 야권 대선주자들이 모인 자리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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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손 전 대표는 ‘비상시국 정치회의’에서 정국 해법이 논의되거나 합의가 된다고 해도 손 전 대표가 해법으로 주장하고 있는 ‘개헌’이 포함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함에 따라 불참 의지를 일찌감치 굳힌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비상시국 정치회의서 야권 대선 주자들이 합의된 내용 중에 ‘개헌’ 관련은 없다.

손 전 대표는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촉발된 국정마비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서는 개헌을 통한 대통령의 임기단축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손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손 전 대표는 대통령 퇴진을 위해 절차상으로 가장 빠른 해결방법은 개헌이고 대통령의 권력집중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개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개헌을 통해 대통령이 빨리 퇴진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게 손 전 대표의 변함없는 입장이고, 탄핵 이후에도 (개헌 없이) 대통령제하에서 선거를 치르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다시 5년 단임제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데) 권력분산 등 대통령제의 폐해를 개선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손 전 대표 측은 야권이 주장하고 여당이 호응하고 있는 탄핵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오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 사실상 남은 대통령 임기를 보장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는 손 전 대표가 과도내각의 여야 합의총리를 염두해 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손 전 대표 측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일축했다. 야 3당이 합의 총리 논의에 착수한다고 해도 서로 정치적 이해관계가 달라 최종 합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모였지만 사실상 문 전 대표가 지지율이 가장 앞서는 상황에서 개헌 등 대선판도를 바꾸는 논의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개헌이 아닌 탄핵만으로는 현 정국 수습의 근본 대책이 안 된다는 손 전 대표도 함께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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