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검찰의 마구잡이 기업수사 언제까지 봐야 하나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대기업 관련 조사를 면세점 인허가 문제 등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당초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출연금을 낸 기업들을 ‘강요에 의해 돈을 뜯긴 피해자’로 규정했다가 최근 대가를 노린 뇌물공여의 피의자로 수사방향을 전환하고 조사범위를 넓히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롯데그룹 본사와 롯데호텔 면세사업부, SK 본사와 SK텔레콤, 기획재정부와 관세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면세점 인허가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및 면세점 인허가 과정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증거수집 차원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이 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고 그룹 총수가 대통령과 독대해 면세점 인허가 등과 관련된 부탁을 했다는 것이 뒷거래 의혹의 핵심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기소를 위한 필요 수순이다. 그러나 압수수색을 당한 롯데·SK 등 기업들은 재단 출연 시점이 지난해 10월이고 다음달 면세점 심사에서 탈락했는데 “대가성이 있었다면 왜 탈락했겠는가”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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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마구잡이식으로 진행되는 검찰 수사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렵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롯데는 올 들어서만 12번, 삼성은 최근 보름 새 세 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했으니 기업경영이 정상적으로 될 리 만무하다. 대기업 총수 외에 주요 임원 수백 명이 줄줄이 검찰 소환수사를 받고 있고 출국금지를 당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박 대통령과 독대했거나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다른 기업들뿐 아니라 그룹 경영권 승계과정이나 총수 사면 등과 연관된 기업들에까지 검찰 수사가 확대될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검찰은 물론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강요’나 ‘뒷거래’를 제안한 측에 대한 수사가 아니라 피해자나 피동적 상대였던 대기업에 대한 수사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은 균형감을 잃은 처사다. 특히 검찰 수사로 우리 기업의 대외신인도까지 덩달아 하락하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검찰은 의혹 해소를 위한 수사를 진행하되 환부만 정확히 도려내는 정밀한 수사를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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