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로 임명된 박영수 특수검사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사상 초유의 ‘대통령 특검’으로 꼽힌 박영수(64) 특별검사가 이번 수사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아버지 최태민씨도 수사할 것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최태민이라는 사람으로부터, 거기서 범죄가 발생했다는, 범죄의 원인이 됐다면 들여다 볼 것이다”고 발언했다.
박 특검은 또 ‘최태민씨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접근해서 박근혜 관련 재산을 종잣돈으로 해서 어떻게 어떻게 했다. 최순실까지 이어졌다. 이렇게 얘기가 되는 것이라면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그렇다. 물론 거기에는 쉬운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장애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영세교를 겨냥하며 “유사종교적인 문제로 여러가지 사건이 파생적으로 발생했다면 당연히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며 이번 ‘최순실 게이트’ 전반에 무속인 등 주술적 행태 등 일말의 의혹도 무심히 지나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수사팀장’으로 내정된 윤석열 검사. 과거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가 직무배제된 경험이 있다. /연합뉴스이번 특검은 현재 붉어져 나온 의혹들을 수사하기 위해 광범위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박 대통령 대면 조사가 이뤄질 경우 이같은 의혹이 핵심적인 질의 사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세월호 참사’ 사고 초기에 바로 회의를 주재하지 않고 대면 보고를 받지 않은 배경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며, ‘세월호 7시간’ 진상규명까지 수사하게 될 예정이다.
특검의 기본적인 수사 대상과 범위는 특검법에 적시된 14가지가 이정표가 된다. 구체적으로 최순실(60·구속기소)씨와 그 측근들의 국정농단과 이권 개입, 청와대 문건 유출 및 외교·안보상 국가기밀 누설, 최씨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등 교육농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무유기 의혹 등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번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특검 출범을 전후해 특별수사본부가 적극적으로 파헤쳐온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의혹,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비위 의혹 등도 주요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박 대통령의 ‘약물 대리처방 의혹’은 이미 고발 사건으로 특별수사본부에 접수됐으나 검찰이 현재 여건상 본격적인 수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특검으로 넘어온 상황이다.
물론 특검에 주어진 시간이 최대 120일인 만큼 시간이 촉박해 의혹 전반적인 수사가 가능하겠냐는 우려도 일부에서는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 댓글’을 수사하다 좌천됐던 윤석열 검사를 ‘수사팀장’ 카드로 꺼낸 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수사하겠다”고 밝힌 점 등 수사에 속도가 날 수 있는 발언과 행동이 이어져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박 특검은 2일 “국민이 특검수사를 통해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여망이 있기 때문에 제가 검사로서의 생애를 다 바쳐 국민의 뜻에 부응하고자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나는 평생 검사를 하다가 변호사를 한 지 5년이 넘었는데 검사로서 불의에 대한 수사를 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검사도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이번 특검은 어느 특검보다 국민으로부터의 명령이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의혹에 대해서 특검이 객관적으로, 중립적으로 수사해 달라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 수사에 대해서는 좌고우면할 이유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남다른 의지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