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휴대전화를 들어보이며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휴대전화 번호가 공개된 것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새누리당 의원들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유출되자 문자메시지와 전화가 폭주하며 의원들이 2일 고통을 호소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탄핵에 동참해야 한다는 요구뿐만 아니라 욕설이나 광고메시지에도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의원 여러분 어제 많이 시달리셨느냐”며 “저는 어제 (의원들과) 똑같은 일을 겪으면서 홍위병을 앞세워 대중을 선동했던 문화혁명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에서도 새누리당 의원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정병국 의원은 “전화가 새벽 3시에도 오더라”고 밝혔고 오신환 의원은 “문자가 너무 몇 백 개가 들어와서 우리가 문자 보낸 걸 잘 못 본다”고 토로했다. 박인숙 의원도 “탄핵에 찬성하라고 문자 300개가 왔다”며 “주민들이 보낸 것도 있지만 성인 광고도 폭탄으로 온다”고 말했다. 전날 시민에게 “귀하의 의견을 잘 반영해 결정하겠다, 좋은 의견 제시 감사하다”고 답장한 것으로 알려진 권성동 의원은 “예전에 특수부장할 때 전화가 많이 왔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 사태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탄핵 찬반 명단’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에 ‘20대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락처’ 문서가 공유되며 발생했다. 해당 명단에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휴대전화 번호와 계파 성향,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입장이 공개됐다.
이에 표창원 의원은 SNS를 통해 “전화와 문자 폭탄, 사과드렸고 유감”이라면서도 “그게 본질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표 의원은 “제게도 엄청난 연락이 쏟아지고 있지만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회의원이라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면서 “국민은 더 힘들고 아프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