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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커튼콜' 영화와 연극의 성공적인 만남, 작은 영화가 보여준 의미 있는 도전 (종합)

영화 ‘커튼콜’의 마지막 장면은 ‘커튼콜’이라는 제목처럼 배우들이 무대 위에 등장해 큰 박수소리 속에 커튼콜을 가지는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하지만 실제 영화 ‘커튼콜’의 언론시사회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그렇게 밝고 훈훈한 분위기만은 아니었다.

2일 오후 2시 서울 CGV 왕십리에서는 류훈 감독과 장현성, 박철민, 유지수, 채서진 등 주요 출연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커튼콜’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장현성이 영화 ‘커튼콜’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오훈 기자배우 장현성이 영화 ‘커튼콜’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오훈 기자





연기경력 50년을 훌쩍 넘긴 대배우 전무송을 비롯해 장현성, 박철민 등 익숙한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커튼콜’은 절대 큰 규모의 작품은 아니다. 적은 제작비와 열악한 제작여건으로 인해 장현성과 박철민 등 출연진들은 오직 ‘커튼콜’이라는 이야기의 힘을 믿은 채 노 개런티로 영화에 기꺼이 참여해줬고,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아닌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는 공연 장면도 실제 연극 공연을 하는 것처럼 하루 만에 모든 장면을 촬영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튼콜’은 “삶은 원하지 않는 일들의 연속이지만, 루저들이 그런 상황 속에서 끝까지 해내며 결국 자기가 원하는 것을 끝까지 해내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연출자 류훈 감독의 말처럼 희망과 긍정의 힘이 넘쳐난다.

‘커튼콜’을 통해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애드리브를 하며 코믹 감초 캐릭터로 자리잡은 ‘박철민’이라는 배우 자신을 돌이켜보게 된 박철민은 영화 속 ‘철구’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다 눈물까지 흘리며 “식상하고 전형적인 역할에 지친다는 관객들을 보며 힘들어하기도 했기에, 진지한 역할이나 악역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며, ‘커튼콜’을 통해 감초 캐릭터인 ‘박철민’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 ‘커튼콜’의 가장 큰 장점은 연극과 영화의 성공적인 컬래버레이션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영화는 30분 정도 지나면 곧바로 삼류 에로극단이 연출자 민기(장현성 분)의 지휘 아래 셰익스피어의 ‘햄릿’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모습이 등장한다. 그 때 부터 ‘커튼콜’은 영화의 막을 내리는 순간까지 돌발상황이 이어지는 무대 위의 상황과 백스테이지의 초조하고 다급한 뒷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며 연극의 긴장감을 훌륭하게 스크린으로 옮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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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류 에로극단에서 생계형 에로연기를 하다 ‘햄릿’을 통해 다시 한 번 배우로서 열정을 되찾으려는 ‘지연’을 연기한 유지수도 “영화를 찍는다기보다 너무나 좋아하는 선배 배우들과 연극 한 편 한다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고, 장현성도 “촬영 전 무대언어를 영상화할 때 생기는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 실제 연극 연습처럼 연습실을 준비해 한 달 동안 매일 연극처럼 연습을 했다”며, “얼마 전 대학로에서 활동 중인 연극인들을 상대로 시사회를 했을 때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더욱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영화 ‘커튼콜’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오훈 기자영화 ‘커튼콜’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오훈 기자


영화 속에서는 삼류 에로극단이 셰익스피어의 정통극에 도전을 해야했고, 영화 밖에서는 영화와 연극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쉽지 않은 미션을 수행하며 한 편의 영화로 완성된 ‘커튼콜’은 이제 마지막 도전을 앞두고 있다. 바로 관객과의 만남이다. 적은 제작비로 제작된 저예산 영화인데다, 배급상황도 넉넉하지 않아 영화의 완성도가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영화를 접할 기회가 드물기 때문.

장현성은 기자간담회 마지막에 마이크를 잡고 “저희가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진심으로 무엇인가 이뤄내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영화가 완성된 지금은 이 영화를 한 분이라도 더 볼 수 있게 만들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비록 예산도 많지 않고 홍보여건도 좋지 않은데다, 상영관 수도 적어 관객분들이 영화를 보려면 조금의 수고를 해야 할 수도 있다”며 그 약간의 수고를 해준다면 결코 쉽게 잊을 수 없는 새로운 감동과 재미를 드릴 수 있다고 장담하며 ‘커튼콜’에 대한 성원을 당부했다.

영화 ‘커튼콜’은 삼류 에로극단이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도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12월 8일에 개봉한다.

원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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