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토요와치] 1~2인 가구 증가…바뀌는 부동산시장 트렌드..."혼집 시대...한지붕서 '속' 다르게 산다"

1~2인 가구 비중 55%로 늘어

올 분양 아파트 92%가 중소형

매매가격·거래량도 끌어 올려

부분임대·가변형아파트 인기

주거용 오피스텔 물량도 급증

다양한 주거공간 공급할수있게

중과세 완화 등 정책 개선 필요





#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10월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92만4,000여가구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가운데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거래 비중이 86.5%에 이르고 있다. 한마디로 거래된 아파트 10가구 중 9가구가량이 중소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동산114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올해 1~11월 분양된 새 아파트 중에서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비중이 10가구 가운데 9가구를 넘는다. 전용면적 85㎡ 초과 대형 아파트는 기존 주택시장뿐 아니라 분양시장에서도 인기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부동산 시장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기존 주택시장과 분양시장에서 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뚝 떨어지는가 하면 한 가구에 임대를 놓을 수 있는 ‘부분 임대형 아파트’도 크게 늘고 있다. 자유롭게 벽체를 허물어 주택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가변형 아파트가 늘어나는 것도 1~2인 가구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주거용 오피스텔이 수익형 상품의 주류로 부상하는 등 주택시장이 과거와는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다.

●올해 분양된 새 아파트, 10가구 중 9.2가구가 중소형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를 바꿔놓는 1~2인 가구 증가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전체 가구 중 1~2인 가구 비중이 2001년에는 36.2%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 비중이 54.7%까지 상승했다. 가구의 절반가량이 소규모 단위로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소형 가구 비중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소규모 가구 증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새 아파트 분양시장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7년간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전용 85㎡ 이하 중소형 평형의 비중이 17.5%포인트 늘어났다. 지난 2010년 분양된 아파트 총 9만8,335가구 중 74.5%(7만3,256가구)가 중소형이었다면 올해 들어서는 11월22일까지 집계된 19만8,834가구 중 92.0%(18만 2,967가구)가 전용 85㎡ 이하 중소형 물량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대형 아파트가 사실상 자취를 감춘 셈이다.

중소형에서도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평형에서 공급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0년에는 전체 분양물량에서 38.7%로 60㎡ 이하(35.8%)와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65.8%까지 치솟았다.






●소형이 가격 상승 폭도 높아, 임대 고려한 아파트도 증가

관련기사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본인 거주나 1~2인 가구를 겨냥한 임대상품으로 중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년 이래 지난달까지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매매가는 10.4%, 60~85㎡는 5.8% 올랐다. 하지만 대형 매매가는 하락했다. 85~135㎡는 1%, 135㎡ 초과는 7% 떨어졌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이 되는 2018년부터 1∼2인 가구 증가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새 아파트 시장이나 기존 주택시장도 이에 맞춰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집에 두 가구가 거주하는 부분임대형(가구 분리) 아파트나 작은 방들 사이에 가변형 벽체를 설치해 필요에 따라 방을 넓히거나 분리할 수 있는 아파트도 증가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 공급하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경우 부분 임대형 평면을 채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부분임대형은 주방과 욕실·현관을 별도로 설계해 독립적인 주거공간을 갖춰 1~2인 가구를 겨냥한 임대상품에 제격이다.

1~2인 가구 증가는 오피스텔 붐도 일으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3.3㎡당 가격 기준으로 소형 주거용 오피스텔 전세가가 아파트 매매가를 웃돌고 있다. 1~2인 가구만을 겨냥한 특화 오피스텔 공급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다양한 평형 공급 가능토록 주택정책 바뀌어야

1~2인 가구가 늘면서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지만 정작 이를 지원할 제도적 장치는 미흡하다. 한 예로 주거용 오피스텔을 업무용으로 간주해 취득·등록세 중과세 등 각종 불이익이 여전하다.

아울러 현재 우리 주택정책은 국민주택 규모를 전용면적 85㎡ 이하로 하고 있다. 40년간 변함이 없는 정책으로 국민주택 규모 이하에 각종 지원이 집중돼 있다. 전문가들은 1~2인 가구 증가로 부동산 시장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정책도 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1~2인 가구 증가를 고려해 전용 60~85㎡대의 주택이 다양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주택지원 기준에 70~75㎡ 규모 기준을 추가로 두어 중소형 아파트의 다양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