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트위터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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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Twitter! It’s Barack(안녕, 트위터! 나 버락일세).” 지난해 5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 계정을 열면서 올린 첫 인사말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대통령이 직접 관리하는 유일한 트위터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의 트위터는 불과 4시간 만에 100만명의 팔로어를 돌파하면서 세계 신기록도 갈아치웠다. 오바마는 미국 대통령을 의미하는 ‘POTUS’를 트위터 계정으로 삼아 ‘아빠, 남편, 그리고 미국의 44대 대통령’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2008년 대선에서 무명의 초선 상원의원인 오바마가 대통령에 올라 임기 말까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한 데에는 ‘트위터 정치’의 역할이 컸다. 미국의 버슨마스텔러가 세계 166개국 지도자급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 669개를 분석했더니 오바마의 트위터 팔로어가 단연 1위에 올랐을 정도다. 트위터는 140자의 짧은 문구로 실시간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정치인들의 중요한 소통채널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정치·사회적 어젠다에 민감하고 여론 형성에도 적극적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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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위터의 짧은 글이 갖는 부정적인 파급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 트위터가 정치인의 삭제된 트윗글을 공개하는 ‘폴리트웁스(Politwoops)’ 서비스를 재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국내에서도 정치인들이 자신의 견해를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아 삭제하는 소동을 벌인 적도 부지기수다. 트위터가 양날의 칼로 작용하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요 정책을 공식 브리핑이 아니라 트위터로만 전달해 논란을 빚고 있다. 대선과정에서 등졌던 전통적 언론을 배제한 채 대중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소통하려는 계산이다. 통합을 요구하는 긍정의 메시지를 보냈던 오바마와 달리 트럼프는 대부분 분열을 조장하거나 누군가를 비방하는 글을 자주 올린다고 한다. 지구촌은 이제 ‘트위터 정치’가 소통을 넘어 치유의 힘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상범 논설위원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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