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계약으로 현대백화점은 유통뿐 아니라 패션 쪽에서도 위상을 굳건히 하게 됐고 SK네트웍스는 호텔 리조트스파 및 면세점 투자 금액 등을 확보하며 체질개선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유통 및 IB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SK네트웍스와 패션사업부문 인수 협상을 마무리하고 빠르면 8일 오후 본 계약을 체결한다. 인수 금액은 3,000억원대로 결정됐다. 계약에 따르면 현대는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오브제·오즈세컨·세컨플로어 등 국내 자체 브랜드와 타미힐피거·DKNY·클럽모나코·캘빈클라인 등 해외 수입 브랜드를 포함, 12개 패션 브랜드 전부를 인수한다. 또 양 사는 고용 승계도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인수 금액에 양측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다”며 “수입 브랜드 판권 계약이 성사되며 본 계약이 속도를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이 체결되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2년 인수한 패션 브랜드 한섬을 비롯해 연 매출 1조원대의 굴지의 패션 대기업으로 단숨에 부상한다. 이는 지난해 매출 기준 이랜드·삼성물산·LF에 이은 국내 4위 규모로 국내 패션계의 대표 기업인 FnC코오롱·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연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간 유통에서 제조로 영역을 확대하며 한섬 등 패션 브랜드와 현대리바트 등 가구업체 인수에 공을 들여왔다.
SK네트웍스는 패션 사업부문 양도로 3월 최신원 회장이 대표로 부임한 후 공격적으로 진행 중인 ‘선택과 집중’ 작업을 가속화하게 됐다. 최근 생활가전 렌털 업계 3위 동양매직을 6,100억원에 전격 인수한 데 이어 부실 사업인 패션 부문까지 정리, 워커힐 리조트스파 건설 및 면세점 투자를 위해 향후 5년간 집행하기로 한 6,000억원대의 투자 자금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