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디지털 빵가루' 활용해 빅데이터 시대 앞서가자

[FORTUNE'S EXPERT] 안병익의 '스마트 라이프'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6년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외부에 노출되는 개인의 행동과 정보를 흔히 ‘디지털 빵가루(Digital Bread Crumbs)’라고 부른다. 방대한 빅데이터인 디지털 빵가루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단숨에 제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디지털 빵가루 속에 담긴 인간들의 경험과 생각, 사용 패턴에 대한 분석 작업은 중요하고 의미 있는 데이터가 될 수 있다.디지털 빵가루 속에 담긴 인간들의 경험과 생각, 사용 패턴에 대한 분석 작업은 중요하고 의미 있는 데이터가 될 수 있다.


빅데이터는 방대한 양의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의 집합이자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창출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을 통해 우리는 사회 현상을 더욱 정확하게 분석 및 예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확한 맞춤형 정보도 전달받을 수 있게 됐다.

1분에 200만 건의 검색이 일어나는 구글 검색 데이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포스팅이 대표적인 빅데이터라고 볼 수 있다.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대체로 전통적인 산업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결합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술혁신이 수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빅데이터는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 존재하고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세상에 존재하는 새로운 디지털 데이터다. 우리가 일상에서 생활하는 모든 행동들, 예를 들어 전화통화, 신용카드 거래, 교통 이용, 지도 보기, 맛집 찾기, 포털 검색 등은 우리가 흘리고 다니는 이른바 ‘디지털 빵가루(Digital Bread Crumbs)’다.

디지털 빵가루 속에 담긴 인간들의 경험과 생각, 그리고 사용 패턴에 대한 분석 작업은 앞으로 미래사회에서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데이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빵가루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고스란히 데이터로 반영한다. 의도적으로 포스팅하는 페이스북 같은 SNS 데이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최근 국내 한 이동통신업체는 이동전화의 비식별 위치정보를 이용해 양질의 실시간 교통정보를 추출하고 내비게이션 정확도 향상에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통신사들이 현재 시간 서울 강남역에 있는 사람 수와 성별, 연령대, 직업군 등의 정보를 지도에 도식화해서 보여준다면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나아가 이것을 응용프로그램 제작 소스(API)로 만들어 개방하고 공유한다면, 다양하면서도 창조적인 새로운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디지털 빵가루를 비식별화해 사용한다면 개인정보는 절대 나타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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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정보를 연결하여 특정 개인을 유추하는 것을 ‘앵커링’이라고 한다. 이 앵커링이 무서워 그동안 정부는 디지털 빵가루인 비식별 빅데이터의 공개와 제공에 제한적 태도를 보였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디지털 빵가루를 활용해야 한다. 공공기관, 통신사, 카드사, 교통기관, 포털사이트 등은 디지털 빵가루를 비식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것을 API를 통해 적극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진정한 정체성은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보냈던 시간, 머물렀던 장소, 구매한 물건, 먹었던 음식들과 같은 디지털 빵가루로부터 정확히 드러날 수 있다.

앞으로 세계 빅데이터 시장은 연 평균 35~40%씩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 및 데이터 저장처리 기술의 발달로 수십조 테라바이트(TB)에 해당하는 방대한 데이터가 다양한 형태로 저장되고 있다. 빅데이터의 특성을 이야기할 때 흔히 관련 업계에서는 3V를 언급한다. 3V는 볼륨(Volume), 벨로시티(Velocity), 버라이어티(Variety)를 의미한다. 볼륨은 데이터의 크기를 뜻하고, 벨로시티는 데이터의 축적과 분석의 속도를 의미한다. 버라이어티는 데이터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빅데이터는 이런 3V의 특성을 내포하고 있어 끊임없이 생성되고 변화한다.

구글의 여행정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구글 트립(Google Trips)은 기존의 구글 지도에 해당 서비스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크라우드 소싱’ 방식을 결합해 운영되고 있다. 구글 트립은 지역의 관광명소, 주변 탐색, 유명 레스토랑 안내 등 다양한 서비스로 구분되어 있다. 특히 구글 검색, 구글 광고, 지메일(Gmail) 등 기존의 구글 서비스 연계를 통해 축적된 고객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다. 사용자는 구글 트립을 실행하자마자 그동안 자신의 여행 및 출장 일정을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구글 트립은 사용자 취향에 맞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지나친 사용자 정보 수집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커뮤니티 매핑(Community Mapping)은 지역 시민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지역 이슈나 사회 문화 등에 대해 자발적으로 수집한 정보를 디지털 지도에 매핑·공유하는 서비스다. 최근 커뮤니티 매핑은 사용자 참여형 공유 및 소통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뉴욕과 뉴저지 부근을 휩쓸었던 당시, 지역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현재 이용 가능한 주유소 정보를 지도 형태로 구성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만약 당시 이 같은 일종의 커뮤니티 매핑이 없었다면 주유소 정보를 찾으려는 사람들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야 했을 것이다. 디지털 빵가루는 이 같은 커뮤니티 매핑의 의미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개개인에게는 크게 의미 있는 정보가 아니지만 이것들이 모여서 분석되면 양질의 유용한 정보가 생성되는 것이다.

개인의 행동과 정보로 인해 쌓이는 디지털 빵가루는 비식별화해 빅데이터로 활용한다면 개인정보 유출 걱정을 없앨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다양하고 유용한 빅데이터 응용 서비스가 가능하며, 데이터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역시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정부와 기업들이 빅데이터의 황금알인 디지털 빵가루의 비식별 활용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길 기대해본다.



안병익 대표는…
국내 위치기반 기술의 대표주자다. 한국지리정보 소프트웨어 협회 이사, 한국공간정보학회 상임이사, 한국LBS산업협의회 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포인트아이 대표이사를 지냈고, 지난 2010년 위치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 씨온(현 식신 주식회사)을 창업해 현재 운영 중이다.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안병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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