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OPEC-비OPEC 15년만에 공동감산

러·멕시코 등 11개 비회원국

내년 산유량 55만배럴 줄이기로

사우디는 추가 감산 의지도 밝혀

"국제유가 60달러 이상 오를 것"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비OPEC 산유국들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 감산에 나섰다. 저유가로 신음하던 원유 생산국들이 OPEC과 비OPEC을 가리지 않고 산유량 감산에 동참하면서 국제유가도 이른 시간 안에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를 포함한 11개 비OPEC 산유국들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어 내년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을 55만8,000배럴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합의에 따르면 비OPEC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가 내년 1월부터 일일 원유 생산량을 약 30만배럴 감산한다. 러시아의 하루 평균 산유량은 지난 11월 기준 1,120만배럴로 30년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외에 멕시코가 일일 10만배럴, 오만이 4만배럴, 아제르바이잔이 3만5,000배럴, 카자흐스탄이 2만배럴을 각각 감산할 계획이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감산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원유시장 안정화를 위해 산유국들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도 OPEC 회원국들이 지난달 30일 합의한 120만배럴 감산과 비OPEC 산유국들의 이번 감산 합의량을 합치면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이 현 수준보다 약 2% 줄어들게 된다며 공동감산이 글로벌 원유시장에 즉각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OPEC 산유국들의 감산 동참 소식에 OPEC도 환영 의사를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OPEC은 성명에서 “비OPEC 국가들의 감산 동참은 산유국과 소비자들의 이익 보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OPEC은 앞으로 다른 산유국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OPEC은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이행을 감독하기 위해 회원국 3곳, 비회원국 2곳이 참여하는 산유량감시위원회도 조만간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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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과 비OPEC 회원국들이 함께 산유량 감산에 나서면서 국제유가도 빠른 속도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한 제이슨 보도프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소장은 “비회원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이뤄낸 것은 OPEC의 커다란 승리”라며 “국제유가가 빠른 속도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에너지컨설팅 업체 에너지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애널리스트도 “이번 감산 합의는 글로벌 원유시장에 드리웠던 비관론이 줄어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산유국들의 이번 감산 합의가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산유국들이 추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OPEC의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석유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OPEC은 11월30일에 합의했던 것보다 원유 생산량을 더 많이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알팔리 장관은 사우디의 일일 원유 생산량을 1,000만배럴 이하로 감산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지난달 OPEC 회의에서 내년 1월부터 일일 원유 생산량을 기존 1,070만배럴에서 1,006만배럴로 줄이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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