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선수 차준환이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만나 급성장하고 있다.
김연아가 빙판을 떠난 지 2년 10개월, ‘피겨 프린스’ 차준환이 다시 한 번 한국 피겨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남자부 차준환(15·휘문중)은 10일(현지 시각) 2016~2017 국제빙상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프랑스 마르세유)에서 153.70점으로, 앞선 쇼트프로그램(71.85점) 합계 225.55점으로 3위를 기록하였다.
이 대회 메달은 2005년 김연아(당시 15세) 이후 11년 만이고, 남자 선수론 처음인 상황이다.
차준환은 영화 ‘일 포스티노’ 주제곡에 맞춰 연기하며 8번의 점프 과제 중 한 차례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쿼드러플(4회전) 살코 등을 완벽히 연기했다.
현재 열다섯 살 소년이 ‘피겨 여왕’ 김연아의 길을 차근차근 걸어가고 있어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만큼 차준환은 놀랄 만큼 김연아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팅 앤드 컬링 클럽’에서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의 지도를 받는 중이다. 또한, 세계적인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이 그의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일인자’ 김연아의 조력자로 유명하다.
한편, 차준환은 “오서 코치가 ‘이 동작은 연아가 잘했던 기술’이라고 연아 누나를 언급할 때면 더 열심히 해야겠단 각오가 생겼다”고 전했다. 과거 오서 코치 밑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자란 김연아처럼 차준환도 그를 만나고 1년 사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뛰어난 표현력도 두 선수가 닮은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경기이사는 “김연아와 차준환은 곡을 완벽히 소화해 관중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전했다. 과거 차준환은 어린 시절 광고 모델로 활동할 정도로 ‘끼’를 타고났으며 키에 비해 긴 팔다리를 가져 우아한 연기를 펼칠 수 있는 것도 두 사람의 공통점으로 꼽힌다.
또한, 김연아는 현역 시절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서도 중압감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강심장’이었는데 차준환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번 대회 쇼트 프로그램 첫 번째 점프 과제(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에서 착지에 실패했지만, 차준환은 경기를 마무리한 후 “쇼트는 쇼트고, 프리(스케이팅)는 프리다”라고 담담히 전했다. 한편,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이틀 전 실수했던 점프를 완벽하게 뛰어 성공했다. 이에 차준환의 소속사(갤럭시아 SM) 관계자는 “긍정적인 성격 덕에 실수해도 ‘히히’ 웃고 금방 털어버린다”고 전했다.
대담함은 피나는 노력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다. 그는 매일 6시간의 강훈련을 소화하는데 어린 시절 남들보다 습득 속도가 느렸던 차준환은 ‘안되는 동작은 될 때까지 한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한다.
차준환은 이번 파이널에서 3위에 올랐지만 1위인 러시아의 드미트리 알리예프(17·240.07점), 2위 알렉산더 사마린(18·236.52)보다 두세 살이 어리기 때문에 장래가 밝다. 한편, 차준환은 동메달을 목에 건 뒤 “1년 뒤 평창올림픽에 갈 수 있다면 관중과 호흡을 맞추는 즐거운 경기,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꼭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