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美 금리 0.25%P 인상] 채안펀드 시작부터 '삐걱'

당국 입장과는 달리

금융사 "출자 부담"

한은도 "시기 상조"

금융당국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출렁이는 국내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재가동을 추진 중인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시작 단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08년 10조원보다 규모를 더 키워 든든한 방어막을 쌓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자금을 대야 하는 금융회사들은 부담스러워하고 유동성 지원 역할을 맡게 될 한국은행도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15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각 금융업권 협회 임원급 관계자들과 채권시장안정펀드 재가동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와 각 협회는 업권별 자산총액 기준으로 펀드 출자 규모를 분담하기로 하고 각 금융회사별 실제 분담액은 해당 업권 협회가 중심이 돼 조율하는 구조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을 포함해 올해 중으로 펀드 조성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회사들 사이에서는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2008년 조성 이후 설립됐거나 그 사이 인수합병 등의 사정 변경이 생긴 회사들의 부담이 크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이 너무 급박하게 이뤄지다 보니 투자 결정을 위한 내부 절차를 제대로 거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08년 당시 펀드 투자에 나섰던 금융사들은 당시 계약서를 일부 변경하면 되기 때문에 예측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신생 회사나 자산총액이 늘어난 회사는 분담액이 얼마나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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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행은 금융회사에 유동성만 지원하는 것”이라며 채권시장안정펀드에 대한 역할에 선을 그었다.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펀드 조성은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반대로 펀드 조성만으로도 시장 참여자들의 위기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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