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북한 잠수함이 운항 중에 두 동강 났을까. ‘지난 4월 북한 잠수함이 북한 해역에서 운항 중에 두 동강 나는 원인불명의 사고가 발생해 승조원 12명 모두가 숨졌다’는 일본 도쿄신문의 15일자 보도의 진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쿄신문이 북한 관계자 및 주변국 정보 당국을 인용해 희생자들에게 영웅 칭호가 부여됐고 유족에게는 새집이 제공됐다고 보도했다.
사실일까. 개연성이 높다. 지난봄 북한 해군의 잠수함 1척이 동해상에서 실종돼 한미 정보 당국이 바짝 긴장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당시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에 맞대응 훈련을 하던 북한 해군을 감시·추적하던 중 잠수함 1척이 실종돼 한국 해역으로 침투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경계 수위를 높였다. 당시 실종된 잠수함이 바로 두 동강 났다고 보도된 잠수함과 동일한 함정일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군 당국자는 “3월 초 잠수함 실종 당시 북한 해군이 분주하게 뭔가를 찾고 다녔다는 점에서 침몰로 판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군은 더 이상의 언급을 아꼈다. 북한 잠수함의 이동 경로와 추적 여부를 공개하면 한미 양국의 대북 정보 자산의 수준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은 의문은 두 가지다. 우선 시차가 있다. 한미 정보 당국이 파악했던 실종 시기는 3월 초순. 반면 도쿄신문은 4월이라고 보도했다. 물론 이 신문이 언급한 4월이 침몰 시기가 아니라 사고 수습 시기라면 시차 문제가 풀린다. 두 번째 의문은 과연 두 동강이 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망자가 12명이라면 상어급 또는 유고급으로 추정되는데 아무리 낡은 잠수함이라도 항행 중에 선체가 두 토막 났다는 점은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국내에서 잠수함에 대해 가장 정통한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잠수함의 특성상 쉽게 동강 나지 않는다”며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암초에 좌초됐거나 실수로 인한 폭발 또는 (북한 해군의) 오사격, 심도 조절 능력을 상실한 후 동해의 심해에 가라앉으며 바다의 압력에 따른 압궤(壓潰)의 세 가지 중 하나라는 것이다.
북한 잠수함에 사고가 있었다면 북한 해군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잠수함을 70여척 보유하고 있으나 대부분 낡았기 때문이다. 북한이 보유한 배수량 2,000톤인 신포급 1척, 1,800톤에 달하는 로미오급 20여척, 350톤 상어급 30여척, 90톤인 유고급 20여척 가운데 80%가 함령이 30~50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신포급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현대적 잠수함으로 기능하기 어려워 보인다. 비슷한 사고가 또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